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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美 경찰이 또...무고한 흑인 남성 손목 부러뜨려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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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경찰이 무고한 흑인 남성을 체포하며 손목을 부러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당국은 해당 남성이 “지시 사항에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1일(현지 시각) 지난 2월 초 미국 조지아주(州) 남부 밸도스타 경찰이 흑인 남성 안토니오 스미스(46)를 현행범으로 오인해 체포하는 과정에서 그의 손목을 부러뜨렸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미국 조지아주 밸도스타 경찰에 의해 공개된 지난 2월 안토니오 스미스 체포 과정 바디캠 영상의 한 장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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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밸도스타의 한 약국에서 한 남성이 인근 손님들에게 돈을 구걸하고 갈취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순찰 중이던 경찰은 당시 용의자와 유사한 인상착의를 한 스미스를 발견하고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스미스는 순순히 경찰에게 신분증을 보여주며 지시에 따랐다.

이때 같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다른 경찰들이 스미스에게 다가와 “당신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며 스미스의 오른쪽 손목을 꺾어 땅에 눕히고 수갑을 채웠다. 불의타를 당한 스미스는 “당신들이 내 손목을 부러뜨렸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오해의 전말은 이렇다. 당시 이들 경찰은 탐문 중 해당 용의자가 수배 중인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인상착의가 유사한 스미스를 발견하자 범인으로 착각해 체포를 시도한 것이다. 먼저 스미스를 조사하던 경찰이 “이 사람은 그 범인이 아니다”라고 뜯어말려 스미스는 풀려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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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밸도스타 경찰에 의해 공개된 지난 2월 안토니오 스미스 체포 과정 바디캠 영상의 한 장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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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4개월이 지나고,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스미스는 변호사를 고용해 지난달 19일 밸도스타 시장과 경찰서장, 당시 현장 경찰들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걸었다. 이에 밸도스타 시 당국은 성명에서 “경찰이 스미스에게 두 손을 등 뒤로 모으라고 요청했으나 스미스는 팔을 앞으로 당기면서 저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미스 측 변호인은 당시 경찰이 착용한 ‘바디캠(Body Camera)’ 영상을 공개하며 시 당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말없이 스미스의 뒤로 다가와 먼저 손목을 꺾는다. 뒤이어 “두 손을 뒤로 모으라”고 외친 뒤 곧바로 그를 땅에 눕혀 제압한다. 영상 공개 후 시 당국은 추가 답변을 거절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스미스 측은 소송 전 밸도스타 경찰에 70만달러(8억40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스 측은 AP통신에 “금전적 배상 외에도 밸도스타 경찰이 개혁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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