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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지만…조만간 ‘접점’ 찾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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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위험 부담 큰 정상회담보다 현상유지에 집중할 듯

곧 비건 방한…일 언론 “비건, 판문점서 북한과 접촉 시도”

북에 전달한 메시지에 북한 흥미 느낄 경우 급물살 탈수도


한겨레

2019년 6월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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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추진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회담이 실제 성사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란 기류가 대세지만, 조만간 있을 북-미 접촉에서 ‘접점’이 찾아질 가능성도 있다.

대화의 당사자인 미국에선 정상회담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가장 큰 이유는 비핵화와 상응조처에 대한 북-미 간 이견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2월 말 하노이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대가로 2016년 부과된 핵심적 제재의 전면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외에 생화학무기 등 다른 프로그램들까지 폐기하라며 맞섰다. 이후 양쪽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도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며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선 위험부담이 큰 정상회담에 나서기보다 한반도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현상 유지에 집중하는 게 합리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회담을 한다면, 그땐 실효성 있는 합의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펴낸 회고록을 보면, 지난해 4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3차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에게 “다음 만남에선 진정한 합의를 원한다. 딜 없이 회담이 한 번 끝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두 번 ‘노 딜’이 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29일 대선까지 남아있는 시간과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을 이유로 “지금부터 미 대선 사이에는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 같다”고 예측했었다. 북한은 아직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않다.

하지만, 비건 부장관이 곧 있을 북한과 접촉에서 ‘접점’을 찾아내면 분위기는 단숨에 바뀔 수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일 한-미-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비건 부장관이 “7월 초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실현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때 초미의 관심사는 북에 전할 ‘메시지’에 담길 내용이다. 그 안에 북한이 흥미를 느낄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면, 회담은 ‘급물살’을 타게 될 수도 있다. 이는 2·28 하노이 ‘노 딜’이라는 먼 길을 돌고 돌아, 비건 부장관이 이끄는 ‘대화파’가 볼턴 전 보좌관이 대표하던 ‘강경파’를 누르고 대북 정책의 주도권을 쥐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겨레>에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있지만 매우 낮다고 본다”면서도 “만일 3차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빅 딜’보다는 ‘스몰 딜’이 긍정적인 결과물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영변 핵 시설과 동창리·풍계리 실험장을 폐기하고, 미국은 부분적 제재 해제를 내주는 방안이다. 이 정도 수준의 합의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이기더라도 민주당 정부가 이를 뒤집으려 할 가능성이 낮다고 엄 연구원은 예측했다.

길윤형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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