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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단독] 공공기관 10곳 중 6곳 세금 못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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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공공기관 10곳 중 6곳은 법인세도 못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친환경 연료 단가하락 덕분에 지난해 발전 공기업의 법인세수가 반짝 증가했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공공기관 200여곳 "세금 못내요"
2일 파이낸셜뉴스가 공공기관 353곳의 법인세(결정세액)를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법인세를 낸 공공기관은 144곳(41%)으로 절반이 채 안 됐다. 같은기간 법인세를 못 낸 공공기관은 205곳(58%)에 달했고, 4곳(1%)은 환급을 받았다.

공공기관의 법인세수 총액은 3조1175억원으로 39%(8798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법인이 낸 72조1000억원의 4% 수준이다.

공공기관 법인세 합계는 지난 2015년 4조1306억원, 2016년 4조3731억원까지 올랐다가 2017년 3조8073억원, 2018년 2조2377억원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매년 1조원 정도의 법인세를 내던 한국전력이 최근 3년간 탈원전 정책으로 실적악화가 심화되면서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못한 결과다.

기관별로는 2018년 4045억원을 냈던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3034억원에 그치면서 25%(1011억원)가 급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3695억원에서 2933억원으로 21%(762억원)가 쪼그라들었다. 2015년 333억원의 법인세를 내던 한국지역난방공사도 2018년 55억원까지 줄어들더니 급기야 지난해엔 아예 한푼도 내지 못했다.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낸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였다. LH는 8266억원으로 전년대비 132%(4697억원)이나 늘었다. 택지와 상업용지 매각이 흥행하면서 2조24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LH 관계자는 "2018년 하남미사, 성남여수, 인천서창 등 대규모 사업지구 준공이 많아 사업비를 많이 쓰면서 전년대비 법인세가 줄었다"며 "2019년에는 정상적으로 원래 내던 만큼 냈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도 351억원에서 3834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법인세를 더 냈다. 한국도로공사도 501억원에서 1437억원으로 늘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1888억원에서 2710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이는 2015년 8038억원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법인세를 낸 공공기관 상위에는 산업은행(2160억원), 강원랜드(1128억원), 주택금융공사(981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친환경 연료 단가하락 '단비'
특히 발전 공기업의 법인세 증가가 눈에 띈다. 동서발전(0원→318억원), 남부발전(201억원→226억원), 남동발전(1300만원→115억원), 중부발전(0원→48억원), 서부발전(0원→36억원) 등 대부분 발전 공기업이 지난해보다 많은 법인세를 지출했다. 이는 최근 발전 연료인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사상 최저까지 떨어지면서 발전 단가가 많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역시 탈원전 이전에 1000억원 이상의 법인세를 내던 때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에너지 공기업들은 현 정부 들어 원전 가동을 줄이면서 원전보다 단가가 높은 에너지원 구입을 늘렸고, 이는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한국철도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등의 공기업이 지난해 법인세를 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익을 지향하는 민간기업과 다른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경영 면면을 들어다보면 정부 지원으로 근근이 연명하고, 경쟁력이 없는 '좀비 공기업'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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