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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강경화 "美와 워킹그룹 개선 논의"…北과 대화 복원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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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 2일 내신기자 브리핑

"한미워킹그룹 문제의식 공유…운영 개선 논의"

"이도훈 방미시 대화 견인 방안 긴밀히 의견 교환"

北, 남북 합의 불이행 원인으로 워킹그룹 지적

문정인 특보 "제재 외 부분까지 간섭하는 건 월권"

뉴시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7.0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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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한미가 남북 협력의 걸림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미워킹그룹 개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제의한 가운데 북한과의 대화 국면 조성을 위해 한미간 공조도 긴밀해지는 분위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서울 종로구 외교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 브리핑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한반도 정세 악화 방지를 위한 상황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어 "한반도 상황 전개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굳건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남북·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집중해 나가고자 한다"며 "긴밀한 한미 간 공조를 바탕으로 중·일·러·유럽연합(EU) 등 주요 관련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자' 역할에 다시 시동을 건 가운데 외교부 역시 미국과 밀착하며 대화를 위한 제반 여건 조성에 나서는 분위기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 EU 집행부와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한 것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사전 조율 작업으로 풀이된다. 이 본부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한반도 상황 관련 평가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한미 모두 논의 결과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강 장관은 "외교부의 역할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도훈 본부장의 방미도 그런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본부장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간 여러가지 공조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긴밀히 이야기했다"며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에 대해서 긴밀한 의견 교환을 하고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미가 한미 워킹그룹 개선 방안을 논의하며 향후 국면 전환의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 장관은 한미워킹그룹에 대해 "한반도와 비핵화 문제, 남북·북미 간 현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대화를 하는 협의체로 자리를 잡았고 대화 가운데는 북한과의 교류에서 제재를 어떻게 풀 것인가, 면제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면제를 얻을 것인가 하는 부분의 대화도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이어 "외교부는 물론 미국도 한미워킹그룹이 상당히 유용하게 작동해 왔다는 평가를 하고 있지만 국내에 우려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이 본부장의 방미 시 미 측과 그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어떻게 운영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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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7.0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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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워킹그룹은 남북 협력과 관련한 제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채널로 2018년 11월 만들어졌다. 타미플루의 인도적 지원 문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 문제도 대북 제재 접촉 우려를 이유로 논의됐지만 정치권에서 남북 협력을 가로 막는 '족쇄'라는 비판과 함께 한미 워킹그룹 해체론을 제기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한 상황에서 남북 합의가 이행되지 못한 원인으로 또다시 '한미 워킹그룹'을 꼽았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지난 달 17일 담화를 통해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상전이 강박하는 '한미 실무그룹'이라는 것을 덥석 받아물고 사사건건 모든 문제를 백악관에 섬겨바쳐 온 것이 오늘의 참혹한 후과로 되돌아왔다"며 "지난 2년간 남조선당국은 '제재 틀 안에서'라는 전제 조건을 절대적으로 붙여 왔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국회에서 열린 국회 한반도평화포럼 주최 긴급 간담회에서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양면성이 있다. 워킹그룹의 취지는 좋았다"면서 "다만 워킹그룹이 제재 이외의 부분까지 간섭하는 건 월권이다. 지나친 간섭은 취지에 맞지 않으니 이걸 감안하며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한미 워킹그룹이 대북 제재 강화를 위한 목적이 아닌 만큼 남북간 교류·협력을 위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미국과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한미간 세부적인 워킹그룹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비건 부장관의 방한 여부와 대북 메시지가 향후 한반도 상황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은 빠르면 오는 7일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에서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판문점을 방문해 북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강 장관은 비건 부장관의 방한 여부에 대해 "확인드릴 상황이 없다"면서도 "한미 간에는 다양한 레벨에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 장관은 비건 부장관 방한 시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된 차별된 메시지가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대화의 장에 다시 나오게 되서 북미 대화가 재개된다면 유연한 입장으로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한국 정부가 정상회담 준비에 나서고, 비건 부장관이 방한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만나서 해결해 보자고 제안을 한다면 북한으로서도 도발할 명분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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