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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3.3㎡당 1억원' 천장이 또 뚫렸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59㎡(25평) 매물이 25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같은 평형이 22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2억2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지난해 10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34평)가 34억원에 거래되면서 평당 약 1억원에 거래된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평당 1억원을 달성한 두 번째 단지가 나온 것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외에도 지난달 23일 토지거래허가구역(강남구 삼성동·청담동·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지정 효력이 발휘되기 직전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 갭투자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 매물은 지난달 20일 18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밖에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하이스턴, 송파구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등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이와 더불어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전 지역의 규제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투자 수요가 다시 강남 등 서울 핵심지로 'U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수도권 외곽 지역과 지방은 규제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면서 섣부른 대책이 집값 양극화로 인한 지역 갈등만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집값 상승의 '불씨'는 서울 외곽 지역 중저가 아파트로도 확대되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한화꿈에그린 전용 125㎡는 대책 발표 다음날인 6월 18일 8억6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직전 최고가와 비교하면 3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06%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인천·경기 등 수도권(0.28%→0.16%)과 지방(0.16%→0.10%)은 대책 발표 이후 상승폭이 확연히 꺾이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동일한 규제선상에 있다면 입지가 좋고 상품성이 높은 서울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서울에 집중된 대출 규제를 피해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으로 유동성이 이동했지만,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이면 굳이 서울 밖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상급지 선호 현상은 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전·청주 등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인근 세종으로 투자 수요가 다시 몰리는 분위기다.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청주의 매매가 주간 상승폭이 1%대에서 0.10%로 폭락하는 사이 세종은 1%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 수요가 다시 상급지로 몰리는 상황에서 경기 김포·파주 등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되면 대규모 미분양 등 시장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두더지 잡기'식 대책으로 서울-수도권-지방 간 집값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부동산 계층화 현상만 심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입지 좋은 곳에 신축 공급은 줄어드는데 대기 수요는 많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수도권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살 수 있을 때 미리 사두자는 심리로 유동성이 다시 서울로 몰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선희 기자 /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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