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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AI로 이용자 만족도 높이니…3N 게임 `이유있는 롱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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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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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용자와 게임 관리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로 게임 시장의 무게중심이 옮겨간 이후 게임 수명이 짧아졌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기존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게임들이 롱런하는 데는 AI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AI를 게임에 활용하면 이용자들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게임 경쟁력과 수명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AI 연구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2011년 게임업계 최초로 AI조직을 설립하고 연구에 돌입했다. 이재준 센터장이 이끄는 AI센터와 장정선 센터장이 있는 자연어처리(NLP)센터 두 축에 게임 AI랩 등 5개 연구부서, 전문인력 150명가량을 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에 AI를 적극 적용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2M'이 탁월한 밸런스로 게임성을 지키는 데도 AI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AI가 적용된 리니지2M 보스 캐릭터들은 게임 내부에서 직접 조율도 한다. 예컨대 시체를 먹이로 삼는다는 콘셉트인 여왕개미 보스는 자신의 굴에 들어온 유저들의 강약을 파악해 최대한 많은 시체를 만들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식이다.

이 밖에도 엔씨소프트는 연내 '리니지M'에 음성으로 게임을 조작하는 '보이스 커맨드' 기능을 추가하고 음성에 맞춰 캐릭터 표정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보이스 투 애니메이션' 기술도 연구 중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AI로 구현한 여왕개미의 돌발성 행동 덕분에 유저들이 매 전투에서 색다른 재미 그리고 전략적으로 승리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긍정적 피드백을 받는다"고 전했다.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은 2017년 4월 인텔리전스랩스를 만들어 게임 개발에 AI 분석 플랫폼 '넥슨 애널리틱스'를 활용하고 있다. 넥슨은 AI기반의 게임 아이템 추천 기능을 지난해 처음으로 모바일게임 '메이플스토리M'에 도입했다. 이용자들의 게임 캐릭터와 구매 성향, 플레이 패턴 등을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이를 AI가 분석한 뒤 이용자의 수준에 맞게 무기 등 가장 적합한 아이템을 추천해준다. 이용자들은 수백개의 아이템 중에서 필요한 것을 빠르고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다.

넥슨은 매일 데이터를 100TB(테라바이트)가량 축적하고 있는데, 메이플스토리M은 AI가 매일 영문 욕설이나 광고성 채팅을 1만개 이상 필터링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M은 2016년 말 한국에서 출시된 뒤 2018년 7월부터 중국을 제외한 100여 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넥슨이 수집하는 데이터 중에는 이용자들의 화면 위 눈동자 움직임도 포함된다. 이런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실력뿐 아니라 취향까지 감안해 이용자끼리 매칭을 한다.

그 결과 메이플스토리M은 1분기 국내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84% 급증하며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다운로드는 6000만 건을 돌파했다. 싱가포르와 대만 등에선 '국민 게임' 대접을 받고 있다. 넥슨은 최신 모바일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V4'에도 다양한 AI 기술을 적용했다. '바람의 나라: 연'은 오는 15일 국내에 출시한다. 넥슨 관계자는 "AI기반의 상품추천 기능은 다른 게임에도 적용할 계획"이라며 "K게임이 롱런하는데 AI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전담 연구조직인 AI센터를 설립한 넷마블은 김동현 AI센터장 지휘 아래 지능형 게임을 만드는 마젤란실,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연구하는 콜럼버스실을 운영 중이다.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상 케이스를 빠르게 탐지하는 '게임이상탐지 시스템', 특정 이용자를 프로파일링해 최적화된 이벤트, 단순 반복적인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테스트를 AI가 스스로 수행하는 '게임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 등이 AI센터 작품이다.

김동현 AI센터장은 "시스템 적용 전후를 비교했을 때 어뷰징 탐지율이 최대 10배 높아졌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 5월 'A3: 스틸얼라이브'에 AI 음성인식 시스템 '모니카'를 선제적으로 적용하며 업계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사람이 하나하나 체크할 수 없는 부분까지 AI가 관리하면서 불만을 표하던 유저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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