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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fn스트리트] 비닐봉투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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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투는 일상생활에 편리하게 쓰인다. 물건을 싸거나 간편하게 운반할 수 있고, 물기나 내용물이 빠져나오지 않아 찜찜함까지 덜어준다. 영어로는 플라스틱 필름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플라스틱 백(plastic bag)'이다. 비닐봉투의 주재료는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에틸렌이다. 가격이 싸고 활용도가 높아 주로 병·포장재 등 석유화학제품에 널리 쓰인다.

문제는 플라스틱이다. 당초 플라스틱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었다. 19세기 값비싼 천연 소재를 대체하기 위해 발명된 합성수지 플라스틱은 산업계 전반으로 쓰임새가 커지면서 인류 삶의 질을 높여왔다. 이랬던 플라스틱이, 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닐봉투가 이젠 지구환경을 오염시키는 애물단지가 돼버렸다.

이 때문일까. 비닐봉투 최초 발명자도 애매하다. 누구는 1965년 스웨덴 기술자 스턴 구스타프 털린이 발명했다고 하고, 어떤 이는 1977년 미국에서 샌드위치 포장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구는 비닐봉투의 생태계 파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닐봉투는 해양생태계는 물론 돌고돌아 인간 생명까지 위협하는 죽음의 덫이 되고 있다. 한 장의 비닐봉투가 자연분해되려면 최장 10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린 종종 죽은 돌고래 위장에서 비닐봉투 수십장이 나오거나 바다거북이가 입에 걸린 비닐봉투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봐왔다.

한국은 2019년 4월부터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에서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세계 경제의 심장인 미국 뉴욕은 올해 3월부터, 태국은 올해 1월부터 각각 금지시켰다. 마침 7월 3일은 '세계 1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plastic bag free day)'이다. 제안은 2008년 스페인 국제환경단체 가이가가 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2일 국회에서 '1회용 비닐봉투 퇴출 선언'을 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관련 입법안을 추진한다니 반가운 일이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기후위기 대응, 온실가스 감축, 탈탄소 사회로 가는 첫 발걸음을 1회용 비닐봉투 퇴출에서 시작해보면 어떨까.

haeneni@fnnews.com 정인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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