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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강경화 “北 대화 복귀 전방위 노력”… 北·美회담 중재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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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대화 모멘텀 잇기’ 강조 / “한·미간 국무·외교부 등 모든 레벨 활용 / 당국자 간 긴밀 소통 이어 나가고 있다” / “美, 언제든 대화 재개 준비됐다는 입장” / 이도훈 방미 중 정상회담 추진 전달한 듯 / 문정인 “북·미 정상회담 우리가 견인해야 / 백악관 결정사항 보면 완전 봉숭아학당” / 강 “워킹그룹 우려 불식 위해 美와 협의”

세계일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계속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이를 외교적으로 뒷받침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첫 번째 시동은 이달 중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최근 북한 정세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북한 대화 복귀 위해 전방위 외교 노력 전개”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상황 전개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굳건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남북,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한 미국과의 소통에 대해 “한·미 간 국무부, 외교부 등 다양한 레벨에서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지난달) 방미도 그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이 지난달 15∼18일 워싱턴을 방문해 비건 부장관을 만났을 때도 청와대의 북·미 정상회담 추진 의사가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 장관은 이 부분에 대해 “확인드릴 게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싱크탱크 화상포럼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지금과 미 대선 사이에 아마도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답한 바 있다.

강 장관은 이날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지만 “이번 달 고위급 인사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해 이달 중 비건 부장관의 방한이 유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선 내주 7∼9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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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미국 측은 언제든지 북·미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고, 북·미 대화가 재개된다면 유연한 입장으로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므로 북한이 복귀하면 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이 올해 초 교착된 북·미 관계가 단시간에 풀리기 어렵다는 인식에 따라 남북관계를 먼저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이 입장이 변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세라는 것은 늘 유동적”이라고 답했다. 통일부 역시 이날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우리가 견인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특보는 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을 거론하며 “미국을 믿을 수 있는 나라라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백악관 결정사항을 보면 완전 봉숭아학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정대로 한·미 연합훈련을 8월 진행하게 되는 경우 “북한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양해를 구하든, 통보를 하든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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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편대비행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다음달 예정인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 또는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17년 12월 한반도 상공에서 미군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한국 공군 F-16 등이 편대비행을 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워킹그룹 개선 미국과 협의… 한·일 간 입장차 커”

강 장관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비판한 이후 여권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일었던 한·미 워킹그룹과 관련해선 “이번 (이도훈) 본부장의 방미 시 미측과 그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어떻게 운영방식을 개선함으로써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국도 마찬가지지만, 외교부로서는 워킹그룹이 (남북 사업 논의에) 상당히 유용하게 작동해 왔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강 장관은 지난 2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열린 이번 기자회견에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여전히) 입장 차이가 굉장히 큰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부당하게 취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미 방위비분담협상(SMA)에 대해선 “합리적인,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증액이 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주한미군과 관련해서는 SMA 협상 중 이 사안이 나온 바가 전혀 없다”고 확인했다.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첫날 수백명의 홍콩 시민이 체포된 것과 관련해선 “이 법이 발효된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와 관심을 갖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후인 2017년 6월 18일 취임한 강 장관은 이날 취임 3주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숨가쁜 하루하루였다”며 “제가 취임 3년을 맞이하게 될지도 전혀 예측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남북관계의 급경색 이후 외교안보라인 교체설이 나오지만, 강 장관은 대상이 아니라는 관측이 많다.

홍주형·백소용·박현준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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