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불러 긴급보고 청취…지지율 하락·민심 이반 조짐에 직접 나선 듯
범여권 '정책 변화' 요구에도 정면돌파 의지…"투기성 보유자 부담 강화" 지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20.6.2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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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기자,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전면에 나섰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불러 주택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에 대해 긴급보고를 받았다. 이번 긴급보고는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이다.
문 대통령이 긴급보고를 받은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을 둘러싼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게 목격되면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으로까지 이어지자, 직접 나서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규제 대상에서 빠진 일부 수도권 지역은 폭등 현상이 나타나면서 서민·중산층과 30·40대 실수요자 층에서 오히려 내집 마련이 어려워졌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사흘동안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공개한 7월 1주차 여론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3.9%p가 내린 49.4%였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19일 이후 15주 만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은 특히 30·50대와 중도층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지난달 4주차 주간 집계(53.9%)보다 7.4%p 내린 46.5%, 50대는 4.8%p 내린 49.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중도층도 전주(49.5%)보다 5.9%p 내린 43.6%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집값 문제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주식 양도세 확대 등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오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부토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았다. 사진은 6월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모습. (뉴스1 DB)2020.7.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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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여권 일각에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겨냥, "국민이 실험대상도 아니고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먹히지 않으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서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에서도 심상정 대표가 이날 "문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언명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정부는 지금까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고 주거안정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이번 긴급보고를 계기로 부동산 대책에 대한 전환 가능성을 내비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일부 문제점에 대한 보완은 있더라도 큰 정책 방향에선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문 대통령은 그간 부동산 문제와 관련, "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는 철저히 차단한다는 대원칙에 어떤 타협이나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혀 왔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에도 김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주택정책의 큰 방향과 관련해 Δ실수요자·생애최초 구입자·전월세 거주 서민들의 부담 경감 Δ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한 부담 강화 Δ내년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 확대 등 주택 공급물량 확대 Δ필요시 추가대책 마련 등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투기성 매입에 대해선 규제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높다”며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부담을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실수요자 등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대신 부동산 투기에 대해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보완책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말고 언제든지 추가 대책을 만들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오늘 긴급보고 및 대통령 지시에 따른 구체적 정책 방안은 국토부가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번 긴급보고에 앞서 청와대 참모들에게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정부의 21대 국회 최우선 입법 과제로 처리하도록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 담긴 입법 과제로, 종부세 강화 방안을 담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의 처리가 무산돼 정부는 21대 국회에서 입법을 재추진 중이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지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날 다주택을 보유한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고위직 12명에 대해 "법적으로 처분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이달중 1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처분하라"고 다시 한 번 강력 권고한 것도 부동산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청와대 정책 라인은 최근 '풍선 효과'로 불리는 일부 지역 집값 상승에 대해 불가피한 면이 있음을 인정하며, 실제 이번 부동산 대책의 효과는 대책 발표 한 달 뒤인 이달 중순께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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