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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대구, 학교 배부 ‘교체형 마스크’ 안전성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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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유해물질 DMF 기준 초과 제보…회수·사과해야”

교육청, 학교에 ‘사용 중지’ 공문…제조사 “무해 확인” 반발

[경향신문]

대구시교육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선 학교에 나눠준 ‘교체형 나노필터 마스크’ 안전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대구 지역 47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코로나19 사회경제 위기 대응 대구공동행동’은 대구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노필터 마스크 전량 회수와 사용실태 파악, 강은희 교육감의 사죄 등을 촉구했다.

대구공동행동은 “코로나19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던 지난 3월부터 나노필터 마스크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있었다”면서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에 대한) 검증 기준이 없고, 시중에 판매되는 나노필터 마스크도 허가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교육청이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보다 확실한 검증 절차 없이 마스크를 학교에 나눠준 건 문제”라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강 교육감은 여전히 책임 회피성 발언만 내놓고 있다. 지금이라도 마스크를 전량 회수하고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구교육청은 지난 4월 대구시에서 약 12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다이텍연구원에서 개발·제조한 교체형 나노필터 300만개와 마스크 30만장을 구매해 대구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보급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한 상황에서 서울·경북 업체 등을 알아본 끝에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곳을 찾았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대구참여연대와 대구의정참여센터, 김동식 대구시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마스크의 나노필터에서 유해물질인 ‘다이메틸폼아마이드’(DMF)가 기준치 이상인 40ppm가량 검출됐다는 제보를 확보했다”며 민관 합동 전문기관의 검사를 제안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마스크에서 DMF가 나왔다는 것 자체로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시민단체의 시각이다.

마스크 제작 과정에서 쓰이는 유기용매인 DMF는 피부와 눈, 점막 등을 자극해 오래 흡입하면 간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대구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마스크 사용 중지 공문을 보낸 상태다.

다이텍연구원 측은 “국제 공인기관을 통해 필터의 유해물질 검출 여부를 확인했고, 별도의 세포독성시험과 피부자극성시험을 통해 인체에 해가 없다고 파악했다”며 “과학·객관적 근거를 무시하고 여론몰이식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것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연구원은 조만간 시민단체 제보자 등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다이텍연구원에서) 마스크를 구입할 당시에는 DMF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검사성적표를 확인했다”면서 “시민단체에서 요구하는 대로 전문기관의 검사를 거친 후 유해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회수 등 후속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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