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사설]문 대통령의 3차 북·미 정상회담 중재, 반드시 성사돼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 대선 전 북·미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미가 마주 앉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대선 전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생각을 미국에 전달했고 미국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한·미의 외교행보도 바빠졌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17일 미국을 찾았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곧 방한한다. 요미우리신문은 비건 특별대표가 판문점에서 북한 측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북한은 지난달 16일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의 3차 북·미 정상회담 제안은 이 같은 중첩된 외교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다. 북·미 정상 간 만남을 한 번 더 성사시켜 대화의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11월 미 대선까지 남아있는 4개월이란 짧은 시간 등을 고려하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회담 성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최근 남북 긴장에도 불구하고 북·미 정상 간에는 신뢰가 남아 있다. 북한은 남측을 맹공하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통념을 깨는 협상가 스타일인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위한 외교적 성과를 만들려고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도 있다. 대북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김 위원장으로서도 탈출구 마련이 절실하다. 이런 점을 활용해 또 한 번 톱다운 외교를 시도해볼 여지는 충분하다.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양측 모두 2차 정상회담에서 밝힌 입장에서 한발씩 물러서야 한다. 북·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외교 당국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구체적 행동에 들어갈 수 있는 합의를 이룬다면 최선이다. 그 이전에 정상 간 만남을 이어가며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는 작지 않다. 한국의 중재 노력이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번 기회에 북·미 실무협상이나 고위급 회담도 재개해야 한다.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