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8 (수)

[사설] 통합당 내주 국회 복귀… 巨與 독주 견제가 급선무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사진=뉴시스


미래통합당이 내주 초 국회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어제 구체적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내주 국회 복귀 의사만큼은 명확히 했다. 오늘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한 후 다시 소집할 7월 임시국회에 등원하겠다는 것이다. 17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각 상임위에 강제 배정된 통합당 의원들은 사·보임으로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가 한 달여 만에 정상화되는 것이다.

지금 국회에서는 176석의 거대 여당이 승자 독식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을 불과 나흘 만에 통과시키려 한다. 지난달 29∼30일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16개 상임위가 추경안을 의결해 예결위로 넘기는 데는 평균 2시간가량 걸렸다. 상임위 예비심사에서는 정부 원안보다 예산을 3조원 이상 늘렸다. 집권당의 양보 없는 독주와 제1야당의 무대책 태업이 빚어낸 결과다. 야당의 견제와 제어가 없으니 토의가 줄고 증액 의견에 제동이 걸리지도 않는다.

민주당은 원 구성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데 이어 국회 협의 운영 전통도 비정상적 관행으로 치부하며 다수결 원칙을 앞세운 ‘수(數)의 정치’를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이 당론 ‘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일하는 국회법’에는 상임위 내 법안심사소위 운영원칙이던 만장일치제를 다수결제로 바꾸는 내용이 담긴다. 이렇게 되면 모든 상임위에서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은 모든 법안을 원하는 대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도 밀어붙일 태세다. 7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 후보추천위 운영규칙 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기 위한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을 여당이 선호하는 인사로 교체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거대 여당이 일방적 독주를 일삼는 데는 헌법이 정한 국회의 기본 역할과 권한을 내팽개친 야당 책임도 크다. 거여의 독주를 방치하는 것은 야당의 직무유기다. 법사위원장 자리 하나 때문에 국회 개원 한 달이 넘도록 국회를 공전시키는 것은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의 말대로 국회 등원은 ‘의원으로서의 본분’이다.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는 원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통합당이 7월 임시국회에서 거여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길 기대한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