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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사설] 테슬라 시총 1위 등극이 한국 車산업에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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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돌풍이 매섭다. 1일(현지시간) 테슬라 주식 시가총액은 2072억달러(약 248조400억원)를 돌파하며 세계 자동차기업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기존의 시총 세계 1위 도요타를 제쳤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생산량은 10만3000대로 도요타(240만대)의 4%에 불과한데도 미래가치가 더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테슬라의 시총 1위는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산업 헤게모니가 전기차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2010년 6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지 10년 만에 테슬라는 130여 년간 내연기관이 지배했던 차산업의 질서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된 것이다. 이 지각변동은 2015년 아마존이 월마트를 추월한 사건과 비견된다. 테슬라의 질주는 몽상가 일론 머스크의 파괴적 혁신이 맺은 결실이다. 그는 긴 충전시간, 짧은 주행거리 등 전기차의 한계를 혁신으로 뛰어넘었고, 자율주행시스템인 '오토파일럿'으로 '자동차의 컴퓨터화'에 성공했다. 기존 자동차산업의 틀을 거부하고 자동차 설계부터 제작, 판매까지 모든 것을 재정의했다.

테슬라 돌풍은 전기차 개발 속도가 더딘 한국 자동차산업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질서가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엄중한 경고를 던지는 것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삼성, LG, SK 등과 '배터리 동맹'을 추진하는 것은 그나마 의미 있는 진전이다. 배터리 3사의 세계 점유율이 40%에 달한다는 점도 국내 차 업계에는 엄청난 메리트다.

머스크가 혁신으로 판을 바꿨듯 국내 자동차 업계도 파격적으로 변신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력 구조조정과 고용형태 변화가 시급하다. 전기차는 복잡한 부품 조립이 필요한 가솔린차만큼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다. 폭스바겐이 전기차 전환 발표와 함께 인원 감축을 발표한 것도 그 때문이다. 노조는 반발하고 있지만 시대와 기술 변화는 거스를 수 없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전기차 시대에 맞는 생산시스템과 인력 운용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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