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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내달 한미훈련도 취소?… 軍, 코로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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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본토 병력 훈련참가 놓고 고민

다음 달 중순 이후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시행 여부를 협의 중인 한·미 군 당국이 코로나 사태가 악화하면서 훈련을 취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한·미는 코로나를 이유로 지난 3월 예정됐던 연합훈련을 취소했다. 상·하반기 훈련이 모두 취소되면 현 정부 임기 내(2022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가 다음 달 연합훈련을 정상적으로 시행한다고 가정하고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정확히 훈련을 시행할지, 한다면 언제쯤 어떤 형식으로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다음 달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데는 양국이 공감하지만 코로나로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취지다.

한·미 군 당국은 코로나 상황을 반영한 세 가지 안(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을 정상 시행하거나, 연합전투참모단 훈련으로 축소하는 방법, 아예 취소하는 방안 등이다. 문제는 미국 내 코로나 확산이다. 연합훈련에는 미 본토 병력이 참가하는데, 상반기 훈련은 이들이 합류하지 못하면서 취소됐다. 일부 인원은 한국에 들어왔지만, 당시 한국 내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며 나머지 병력이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 훈련이 축소되거나 취소되면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연습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미는 3단계에 걸쳐 전작권 전환 검증 평가를 하고 있다. 작년에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는 마쳤지만, 올해 해야 할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평가가 순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다음 달 훈련에 참여할 미군 참가 규모에 (훈련 실시 여부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군이 본토에서 들어오기 시작할 다음 달 초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 군 당국이 8월 훈련의 성격에 대해 이견을 보여온 것도 변수다. 양국은 작년부터 1년에 두 차례 연합훈련을 하면서 상반기에는 종전처럼 미군 주도의 실질 훈련을, 하반기에는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 주도의 작전 능력 검증 훈련을 했다. 그런데 상반기 훈련이 취소되면서 미국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주도하는 실질 훈련을 하반기에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려는 한국 정부는 한국군 주도의 검증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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