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지금 경영 여건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올 들어 지난 상반기 동안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후퇴한 데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기업의 생산·투자가 위축됐고 수출도 급감했다. 기업들은 빚을 내서 겨우 연명하고 있을 정도다. 가뜩이나 경제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겹친 탓이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데다 앞으로도 상황이 호전될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 달라는 요구부터가 무리다.
대부분 근로자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노동계의 주장이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의 월급 수준으로는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상황에서 단칸방일망정 내 집 마련의 소박한 희망조차 요원해졌다는 한숨이 나올 법도 하다. 더욱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도 최저임금을 올렸는데 이번엔 코로나 사태를 들어 동결 내지 삭감하자는 주장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항변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비비는 법이다.
먼저 기업이 살아야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보장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최근 기업 경영이 불안해지면서 무급휴직과 해고 사태가 늘어나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지난 3년간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른 결과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편의점 주인들도 최저임금 부담을 줄이려고 아르바이트 직원을 내보내야 했을 정도다. 다시 최저임금을 대폭 올렸다가 그 여파로 서로 울상짓는 결과만큼은 피해야 한다. 올리더라도 최소한의 범위에서 결정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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