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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정치국 회의서 방역 강조한 김정은…“코로나 심각성 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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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중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며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한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이후 9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가비상방역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심각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 위원장 주재로 한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전날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회의에서)김 위원장이 최근 주변국들과 인접 지역에서 악성 전염병의 재감염, 재확산 추이가 지속하고 그 위험성이 해소될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방역 전초선이 조금도 자만하거나 해이해짐이 없이 최대로 각성경계하며 방역사업을 재점검하고 더 엄격히 실시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상방역사업이 장기성을 띠게 되면서 일꾼들 속에서 점차 만연되고 있는 방심과 방관, 만성화된 현상들과 비상방역 규율 위반 현상들에 대해 (김 위원장이) 엄하게 비판했다”며 “섣부른 방역 조치의 완화는 상상할 수도, 만회할 수도 없는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염병 유인 위험성이 완전히 소실될 때까지 비상방역 사업을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평양종합병원 건설과 의료봉사 등 보건대책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는 ‘화상회의’로 열렸지만 이번 회의는 평양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공개적으로 열렸다.

북한은 코로나19가 지난 1월 중국에서 확산하자 같은달 24일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하고 국경을 폐쇄하는 등 방역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당 정치국 회의에서 보건과 방역 대책을 논의하는 등 민생에 대한 사안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도 북한 전역의 코로나19 방역상황을 연일 전하고 있다.

북한은 발열 등 증상을 보인 의학적 감시 대상자의 격리상황을 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나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정치국 회의에서 방역대책을 핵심사안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북한이 기본적으로 공공보건체제의 기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일찍이 예외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가 코로나 방역과 북한 주민들의 보건의료체계 향상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은 결국 코로나 사태에 대한 심각성이 그만큼 크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당 정치국 회의에 대해서도 “주요 안건이 결국 코로나 관련된 소위 방역대책을 주 핵심으로 삼고 있는 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일보

마스크를 착용한 북한 주민들의 모습. 뉴스1


북한이 코로나19에 따라 국경을 봉쇄했지만 방역물품 등 일부 물자반입이 이뤄지고 있는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 통일부 조혜실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일찍부터 국경 봉쇄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방역물품 등 필수품 중심으로 제한적인 물자반입이 이뤄졌다”며 “5월 북·중 무역 동향을 보면 전월보다 약 163%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차단 조치의 영향으로 무역 규모가 전년 대비 큰 폭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연초에 비해서는 조금씩 상승하며 회복되는 조짐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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