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겨우 넘어가야 하는 깔딱 고개 같다. 동네 뒷산을 오를 때마다 가장 초입에 만나는 깔딱 고개는 얼마 높지도 않은데 매번 거친 숨을 몰아쉬게 만든다. 이러면 더 힘들지 싶어 애써 호흡을 가다듬고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하며 한 발 한 발 걷는 깔딱 고개. 처음이란 것도 그런 걸까. 요즘의 나는 익숙한 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다.
이제 한 달도 안 되었다. 마음이 힘들다. 그냥 힘들다. 익숙한 관계와 처음이었을 때의 3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그때도 매일 심장이 벌렁거렸다. 이러다 안 될 것 같을 때 여행을 떠났다. 다 두고 친구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홍콩 어딘가에서 걷고 놀고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힘을 얻었다. 에너지를 찾았다. 상황을 좀 더 떨어져 보게 됐다. 그때의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는 3년 후 익숙한 관계가 되었지만, 우리는 다시 도전을 택했다. 새로움이라는.
그래서 또 한 번의 복잡한 마음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뭔가 계속 부족한 것 같고, 모자란 것 같은 마음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데, 문자로는 써지는 이 문장이 마음으로는 뭔가 성에 차지 않는 기분이다. 하루 휴가를 냈다. 갈 데도 딱히 없는데 무작정 집을 나와 버스를 타고 한적한 카페로 갔다. 그런데 이럴 수가. 위치만 한적할 뿐,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유튜브를 켰더니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 듣는 노래 리스트'가 딱 떴다. 대박. 유튜브, 너 정체가 뭐냐. ⓒ베이비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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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어처구니없이 거북이에게 진 토끼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어. 경기에서 진 이유를 아무리 설명해도 사람들은 관심도 없었어.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지. 상처받은 토끼는 뛰지 말자고 맹세했어. 그런데 뛰지 않게 된 토끼는 눈도 침침하고, 털도 부쩍 빠지고 많이 아팠어. 살던 대로 살지 않아서 병이 난 거야.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어떻게 됐을 것 같아? 사람도 토끼도 살던 대로 살아야지. 안 그럼 병나, 안 그럼 아파. 그러니 너도 토끼처럼 그렇게 살아. 너답게 말이야.
*칼럼니스트 최은경은 오마이뉴스 기자로, 두 딸을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 연재기사를 모아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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