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30 (목)

미 6월 신규고용 사상최대…코로나19 재확산에 전망은 암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6월 신규고용이 월간 기준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실업률도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11.1%로 뚝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이하 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미 경제가 힘차게 회복하고 있다며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6월 고용동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재확산하기 시작한 6월말 이후 상황은 반영하지 않은 것이어서 성급한 축배라는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날 미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최초로 5만명을 넘어서며 다시 사상최고 기록을 깼다. 전문가들은 고용회복이 코로나19라는 돌뿌리에 걸려 넘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긴급 기자회견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은 미 노동시장의 급속한 회복을 확인시켜줬다.

6월 신규 취업자 수가 480만명으로 월간 기준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11.1%로 5월에 비해 2.2%포인트 더 떨어졌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예상치 12.4%보다도 낮은 실업률이다. 신규 취업자 수도 시장 예상치 290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이 났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 경제가 힘차게 살아나고 있다"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11월 3일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자신을 교체하게 되면 경제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코로나19)위기는 잘 통제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이 경제를 침몰시킬 것이란 주장을 일축했다.

CBO, 완전한 회복엔 오랜 시간 필요
미 의회예산국(CBO)이 이날 공개한 새 경제전망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처럼 밝지만은 않았다.

CBO는 이날 올 12월 실업률 전망을 이전보다 1%포인트 낮은 10.5%로 제시하고,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국내총생산(GDP)이 12.4%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CBO는 이같은 급속한 생산확대가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면서 4·4분기 성장률은 전년동기비 5.9%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비관했다.

또 내년 GDP 성장률은 4.8%를 기록하겠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침체를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발목 잡힌다
전문가들도 아직은 축배를 들 때가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재정정책 축소가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유명 이코노미스트인 손성원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는 이미 미 경제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둔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대도시에서 6월말 식당 좌석 점유율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신용카드 지출도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보통때라면 480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은 환호할만한 소식이지만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으며 V자 회복 기대감도 날려버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6월 신규 고용의 절반에 가까운 약 40%가 레저·접객업 등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업종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우려를 가중시킨다.

6월말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이 고용 흐름을 급속히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장기 실업자 급증도 부담
일시해고가 아닌 영구적인 해고 상태에 놓인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고용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영구적으로 직장을 잃은 실업자는 전월비 약 60만명 증가했다. 회사 사정이 나빠져 일시적으로 직원을 내보냈다가 상황이 호전되면 다시 불러들이는 임시해고가 아닌 회사가 아예 문을 닫는 등의 이유로 다시 돌아갈 일자리가 사라진 실업자들이 급증했음을 뜻한다.

TS 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는 영구 실업자 수는 "경기침체 영역 수준으로 증가했다"면서 "여름이 깊어갈수록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정정책 둘러싼 갈등 심화
6월고용동향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민주당과 공화당 간에 빚어지고 있는 추가 실업혜택 연장 여부를 둘러싼 논쟁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공화당은 고용 흐름이 예상보다 탄탄하다면서 더 이상 실업보조 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업자들에게 1주일에 600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는 실업보조수당은 이달말로 종료될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여전히 1500만개 가까운 일자리가 부족하다면서 실업혜택 추가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흑인들의 실업률이 5월에 비해 1.4%포인트 하락해 15.4%로 낮아졌다면서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정작 인종계층별 실업률 감소폭에서 흑인들의 감소폭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 노동자들의 실업률은 이 기간 2.3%포인트 하락한 10.1%, 중남미계 노동자들의 실업률은 3.1%포인트 급락한 14.5%로 집계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