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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영국 돈 풀겠다지만…제조업체 40% "연내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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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영국 정부 다음주 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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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AFP


영국 정부가 다음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겠다고 밝힌 가운데, 영국 제조업체의 약 40%가 코로나19 여파로 향후 6개월 내 감원을 실시할 것으로 조사됐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제조무역업단체인 메이크UK(Make UK)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영국 제조업체의 40% 이상이 올해 안에 감원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이미 지난주에만 1만개 이상의 항공 및 유통 관련 일자리가 없어졌다.

다음주 영국 정부는 감세, 기업대출 및 투자유인 등을 담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다. 하지만 기업들의 움직임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방향이 맞지 않는다.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줄어든 수요에 발맞춰 직원 무급휴직 등 방안을 이미 시행중인 상황이다.

2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2800명의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기업들은 향후 3개월 동안 매출이 바이러스 이전의 '정상 수준'보다 26%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26%는 이전의 3분기 매출 감소 예상치 38%보다는 나은 것이지만, 기업들이 낮아진 이익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 조사는 6월 5~19일 사이에 실시됐다. 이에 따르면 경제 재개에도 불구하고 모든 산업부문의 매출이 크게(significantly) 떨어질 것이며 특히 식음료·숙박 서비스 산업부문은 바이러스 이전 수준 대비 절반가량만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체들은 판매량이 바이러스 이전보다 4분의 1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 수익이 바이러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함에 따라, 노동 시장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CFO들은 올해말 실업률이 11% 이상으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루스 그레고리는 "실업률이 2023년까지는 팬데믹 이전보다 높을 것으로 본다"면서 "노동시장 회복이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영란은행은 설립 32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시사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영국판 '뉴딜 정책' 카드를 들고 나왔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존슨 총리는 1930년대 대공황 시절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했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정책을 롤모델 삼아 경제 피해를 복구한다는 계획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더들리의 한 대학 연설에서 "코로나19는 국가에 틀림없이 악몽이지만 인프라·교통·광대역통신에 투자하기 위한 기회이다. 지금이야말로 영국에 루즈벨트식 접근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짓자, 짓자, 짓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50억파운드(약 7조3855억원) 규모의 영국 정부 지출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총 공공부문 투자의 약 5%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15억 파운드는 병원 개보수와 응급서비스 확충에, 10억 파운드는 학교 건립에, 1억 파운드는 전국 29개 도로 건설에 쓰일 예정이다.

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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