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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김정은, 對南 군사대응 대신 코로나19 방역 강조..내치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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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南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은 철저한 대내 메시지
북한 내 심각한 코로나19 상황 반영됐다는 분석도
北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한 명도 없다” 입장
평양종합병원 건설 독려, 방역에 신경쓰는 김정은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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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9일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고삐를 늦추지 말고 만전을 기할 것과 보건분야 역점 사업인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다그쳤다.

이번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어떠한 대남 관련 발언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협박했던 대남 군사대응을 전면 보류시킨 이후 그가 대남 관련 어떤 말을 할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의 말 한 마디에 보류됐던 긴장이 다시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회의에서 “비상방역사업이 장기성을 띠게 되면서 일꾼들 속에서 점차 만연되고 있는 방심과 방관, 만성화된 현상들과 비상방역 규율 위반 현상들에 대해 엄하게 비판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섣부른 방역 조치의 완화는 상상할 수도, 만회할 수도 없는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면서 "오늘의 방역 형세가 좋다고 자만, 도취돼 긴장성을 늦추지 말고 전염병 유입 위험성이 완전히 소실될 때까지 비상방역사업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다그치고 의료봉사를 위한 인적 및 물질적, 기술적 보장대책을 강구하라"고 밝혔다 이어 “평양종합병원 건설자들이 정신력과 노력으로 어렵고 불리한 조건을 극복, 건축공사가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특별한 대남 메시지를 보내지 않은 이유로 “당 정치국 확대회의는 원래 중요한 당 사업과 당 사업의 관철을 토의·결정하는 기구”라고 설명했다. 회의의 성격 자체가 대남 관련 정책을 결정짓는 것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킨 장본인도 북한이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군사적 대응을 시사한 것도 북한이다. 군사대응을 보류한 것 역시 김 위원장이다. 이런 북한이 현재 대남 침묵을 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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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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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대남 발언을 하지 않은 배경으로 현재 북한 경제가 대북제재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로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과 코로나19 감염이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꼽았다. 내부적으로 심각한 현안을 먼저 처리하겠다는 차원이다.

대남 정책의 경우 북한이 초강경 정책을 쓴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통일부 장관이 바뀌고, 대북 전단(삐라) 관련 금지 법안이 마련되는 등 투입한 노력 대비 매우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회의 내용은 현재 북한이 직면한 최대 현안이 여전히 코로나19 문제임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대응들을 관찰하면 북한 당국은 여전히 공식적으로 확진자가 '0' 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전염병 의심자, 사망자가 대규모는 아닐지라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김 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다그친 것에 대해 “평양시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볼 수 있다”면서 “코로나19의 등장은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 정책의 우선순위를 보건의료부문 개선으로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대남사업의 대적사업화는 김정은 위원장 아래 단위에서 하는 것이고 본인은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며 정상국가 지도자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특히 평양을 집중적으로 챙겨 실현가능한 성과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의 코로나19 감염자는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부로서는 북한이 공식 발표대로 감염자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다만, 북한이 코로나19와 관련 위생·방역사업에 대한 선전, 또 그런 방역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김정은 #통일부 #군사 #코로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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