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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대출 금지된 북한, 90년대 베트남보다 금융 수준 '낙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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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가구당 금융자산 1,761달러·부채 408달러 추산

개인에 대한 은행 대출이 전무한 북한에서 사(私)금융 규모는 1990년대 중·후반 베트남보다 못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낙후된 금융 수준 때문에 산업에 돈이 돌지 않으면서 북한의 경제 성장을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북한 비공식금융 실태조사 및 분석·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 주민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상거래신용, 금전대차, 계(契) 등 비공식 금융을 경험한 비중은 27.8%에 불과했다. 비공식금융은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공식 거래가 아닌 이른바 사금융을 말한다. 북한도 은행이 있지만 법에 따라 개인은 예금만 할 수 있고 빌릴 수는 없다. 북한 주민들은 이 같은 금융환경 때문에 ‘돈주’로 불리는 자산가나 지인에게 빌리거나 계를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전대차의 경우 월 13.1%에 달하는 고금리가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민들이 사금융을 통해 마련한 돈의 61%는 상인들이 장사를 목적으로 빌린 것이다. 반면 수공업이나 어업 등 산업생산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8%로 자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북한에서 은행을 통한 대출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사금융 조차 경제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 북한 주민들은 돈이 생겨도 은행에 맡기지 않고 미국 달러화나 중국 위안화 등 외화 형태로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구당 평균 은행 예금은 1달러 수준에 머문 배경이다. 탈북민 조사를 통해 추정한 가구당 금융자산 규모는 2012~2018년 연평균 1,761달러다. 현금보관(1,310달러)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상거래신용(389달러)이나 금전대차(54달러) 등의 순이었다. 금융부채는 가구당 평균 408달러로 나타났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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