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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Digital+] 예쁘게 잘 접는 나, 폰시장 접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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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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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바람이 거센 가운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폴더블폰'과 '듀얼스크린폰'의 하반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폼팩터 개척의 선두로 나선 가운데 화웨이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의 스마트폰 개발에 나섰고, LG전자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까지 듀얼스크린폰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프리미엄 성능 못지않게 '경험에 부합하는 가성비'를 갖춘 제품을 내놓는 제조사가 소비자들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앞서가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9월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데 이어 오는 8월 초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폴드2'를 공개할 예정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접었을 때 사용하는 외부 스크린은 지난해 4.6인치에서 올해 6.23인치로 확대되고, 폈을 때 내부 디스플레이도 7.4인치에서 7.7인치로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내부 디스플레이에는 지난해 사용됐던 CPI 대신 올해 초 Z플립에 적용된 유리 소재 UTG가 적용돼 한층 고급스러운 사용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OLED 패널 두께를 일반 OLED의 50% 수준으로 줄인 데 이어 플라스틱 소재 CPI 윈도의 말랑하다는 단점을 보완해 한결 업그레이드된 완성체를 내놓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오랜 스마트폰 제조 경험을 기반으로 한 '힌지(경첩)' 기술과 접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은 다른 제조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점으로 꼽힌다. 수십만 번 접었다 펴도 물성이 변하지 않는 특성 등은 단기간에 갖추기 힘든 기술이기 ?문이다. Z플립에서는 '듀얼 캠 구조'와 '나일론 소재 스위퍼'를 도입해 힌지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Z플립에 이어 하반기 갤럭시 폴드2와 Z플립 5G까지 2020년에 폴더블 스마트폰 3종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를 노릴 계획이다.

하반기 이후에는 삼성전자가 부채처럼 두 번 접히는 형태의 S자형 스마트폰을 내놓거나 폴더블폰에 펜을 탑재하거나 주름이 더욱 안 보이도록 사용성을 강화한 폴더블폰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은 한쪽은 인폴드, 한쪽은 아웃폴드 방식인데 내부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면서 폈을 때 넓은 디스플레이를 확보할 수 있는 설계다.

문제는 가격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갤럭시 폴드는 출고가가 239만8000원으로 웬만한 노트북PC, TV보다 가격이 비쌌다.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며 올해 2월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출시된 갤럭시 Z플립은 출고가가 165만원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양산 시스템을 갖추면 규모의 경제를 이뤄 가격이 떨어질 수 있지만 UTG 사용, 디스플레이 크기 확대 등 각종 업그레이드와 함께 출고가 수준까지 낮추려면 기술력에 더해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 소위 '시장'을 만들어야 폴더블폰 사용이 더욱 확산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를 위해 폴더블폰만의 사용자경험(UX)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에서는 올해 초까지 밖으로 펴는 '아웃폴딩' 방식의 폴더블폰을 내놓은 화웨이가 갤럭시 폴드와 같은 형태의 '인폴딩' 폰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또 올해 2월 출시돼 갤럭시 Z플립과 자웅을 겨뤘던 모토롤라는 위아래로 접는 파우치 형태의 '레이저2'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면 두 개를 이어 붙인 '듀얼스크린' 진영은 애플의 합류 가능성에 기대감이 높아진 모습이다.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1·2위를 다투는 애플이 듀얼스크린 모델에 주력한다면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Z 플립 등으로 미래 폼팩터로서 시장을 주도하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아성에 균열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듀얼스크린 첫 모델을 내놨던 LG전자와 이르면 이달 듀얼스크린폰을 내놓을 MS는 '실용성' '안정성' '가성비'를 강조하며 듀얼스크린 진영을 구축하고 있다.

애플의 듀얼스크린폰이 실제로 출시된다면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애플은 화면 두 개를 힌지로 이어 붙인 듀얼스크린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데, 앞서 유리 업체 코닝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의지를 보였다. 강화유리 개발과 생산이 신속히 이뤄지면 내년 상반기보다 출시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듀얼스크린의 장점은 '내구성'이다. 화면을 접어야 하는 특성상 힌지 이음새에 주름이 생기거나 파손이 발생할 수 있는 폴더블폰의 약점을 피해 갈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접는 혁신이 없지만, 더 낮은 가격으로 일반고객의 구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듀얼스크린 진영의 판단이기도 하다. 2019년 상반기 시장에 처음 선보인 듀얼스크린폰 LG전자 'V50 씽큐(ThinQ)' 출고가는 142만원(듀얼스크린은 22만원)이었다. 다만 무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숙제다.

MS도 듀얼스크린 제품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개발자를 대상으로 공개했던 '서피스 듀오(Surface Duo)'는 5.6인치 화면 두 개를 연결해 펼치면 8.3인치로 커지는 듀얼스크린폰이다.

[이승윤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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