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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균 퍼지는 장마철…주저 없이 열내자, 미련 없이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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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불청객’ 식중독 예방법

[경향신문]

경향신문

그래픽 | 김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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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균·세균 실온 상태서 급증
음식 익혀서, 행주는 삶아서 관리
상한 듯한 음식 포기하는 게 상책

여름 장마철은 균·습기와의 전쟁이다. 장마철에는 실내 습도가 최대 90%까지 높아진다. 각종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음식물이 상하기 쉬워 식중독이 흔히 발생한다.

식중독은 음식물 섭취를 통해 소화기가 감염되고 배탈과 설사 등의 증상이 급성 또는 만성으로 발현되는 질환이다. 발열, 구역질, 구토, 설사, 복통, 발진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는 “여름철 대표적인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이라며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대장균, 이질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창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균성 식중독은 세균의 종류에 따라 빠르면 오염된 음식물을 먹은 지 1시간에서 6시간 내에 구토와 설사를 하기도 한다. 늦으면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이미숙 교수는 “식중독균은 10~40도 환경에서 급속히 증식하므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 비가 계속 내리는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 번식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식중독 예방의 지름길은 음식의 선택·조리·보관 과정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다. 세균은 주로 섭씨 0~60도에서 번식한다. 저장은 4도 이하에서, 가열은 60도 이상에서 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포도상구균, 바실루스균, 클로스트리듐균의 독소는 60도 이상 가열해도 증식이 가능하므로 100도 가까이 완전히 가열해 음식을 조리하는 것이 여름 장마철에는 가장 안전하다.

철저한 개인위생도 필수이다. 평소 손씻기를 철저히 하고, 특히 더러운 것을 만지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는 비누나 손소독제를 이용해 손을 깨끗이 씻는다.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포도상구균에 오염돼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해서는 안 된다. 지하수나 약수터 물, 우물물 또한 그냥 마시지 말아야 한다. 남거나 상하기 쉬운 음식은 조리 후 1시간 이내에 냉장보관하기, 조리한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 섞지 않기, 행주는 매일 바꾸고 삶아서 사용하기, 재가열한 음식이 남으면 버리기, 도마는 철저히 닦아 건조하기 등 생활 속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숙 교수는 “식중독균은 열에 의해 사멸되기 때문에 조리 시 음식을 충분히 익힌 후 섭취해야 하지만 열을 가해도 없어지지 않는 독소의 특성을 고려해 음식이 조금이라도 상했다는 생각이 들면 무조건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식중독에 의한 설사가 지속될 때 탈수증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탈수상태가 지속돼 각종 합병증 유발은 물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물 섭취량을 평소보다 늘리거나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설사를 멈추게 하기 위해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 오히려 독소의 배설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전문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벼운 식중독은 별다른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보리차 같은 따뜻한 음료를 통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 후, 미음이나 죽 같은 부드러운 음식부터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에서 식사량을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좋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정욱 교수는 “식중독에 걸렸을 때 달고 짠 음식, 섬유질이 많은 음식, 맵고 기름지거나 튀긴 음식,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 알코올(술), 니코틴(담배)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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