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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 시대 삶의 초상 ‘도시’를 말하다 [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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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시티 픽션,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조남주 외 지음
한겨레출판 | 384쪽 | 1만5000원

도시라는 같은 주제 아래 작가 7명(조남주·정용준·이주란·조수경·임현·정지돈·김초엽)이 쓴 단편 소설집이다. 도시는 우리들이 지금 여기 살아가는 생생한 현장이고, 결국 도시 이야기는 이 시대 우리들 삶의 초상이기도 하다.

조남주 작가는 ‘봄날아빠를 아세요?’에서 역세권 한 아파트를 둘러싼 주민들의 솔직한 욕망과 고민 등을 사실적으로 풀어낸다. 정용준 작가는 ‘스노우’에서 서울의 대지진에 불타 버린 종묘를 배경으로 특정 장소에 깃든 이야기의 소중함과 더불어 길고양이와의 관계를 통해 폐허에서도 피어나는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 ‘별일은 없고요?’에서 이주란 작가는 한 소도시에서의 평범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의 삶이 고통을 당한 이후 어떻게 또 단단해질 수 있는지를 감각적으로 담아낸다.

‘오후 5시, 한강은 불꽃놀이 중’에서 조수경 작가는 서울의 아파트를 갖기 위해 직장과 연애마저 수단으로 여기게 된 청년세대의 현실과 욕망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임현 작가는 ‘고요한 미래’에서 소설 속 인물이 눈앞에 나타나는 등 예측하기 힘든 상황 전개를 보여주며 긴장감 있는 글 읽기를 선사한다. 정지돈 작가는 ‘무한의 섬’에서 밤섬을 배경으로 하룻밤 새 정치인이 모두 사라진 허구의 세계를 상상력과 풍자로, 김초엽 작가는 ‘캐빈 방정식’에서 공중 관람차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자매의 어긋난 틈새가 결국은 사랑과 이해로 어떻게 메워지는지를 보여준다.

도시라는 한 주제를 놓고 작가 저마다 7인 7색으로 펼쳐낸 소설들, 그들의 상상력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책에는 자신들이 사는 곳에 대한 작가들의 짤막한 인터뷰도 실려 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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