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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캐나다, 홍콩과 범죄인 인도 중단…중 “국제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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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보안법 항의 조치…홍콩과 사법관계 단절 ‘최초’

미국 공조 ‘화웨이 부회장 체포’ 계기, 맞불 보복 등 ‘경색’

[경향신문]

중국과 캐나다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둘러싸고 부딪쳤다. 캐나다가 홍콩보안법 시행에 맞서 ‘캐나다-홍콩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하기로 하면서다. 지난달 30일 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과 사법관계를 단절한 건 캐나다가 처음이다.

중국 정부가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 캐나다의 화웨이 부회장 체포 건으로 시작된 양국의 경색된 관계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캐나다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굳건한 신봉자”라며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과 사법관계를 끊은 것은 캐나다가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홍콩은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세계 30여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다.

홍콩과 캐나다 간에는 매년 1~2건의 범죄인 인도가 이뤄져왔으며, 이들은 중범죄자였다.

트뤼도 총리는 또한 “홍콩으로의 민감한 군사물자 수출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외무장관도 이날 캐나다 CBC방송 인터뷰에서 “추가 조치를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추가 조치로는 이민 지원책, 홍콩 여행 제한령 등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영국과 독일, 호주에 이어 ‘헥시트’(홍콩 탈출·HK exit)한 홍콩인의 이주를 지원할 뜻을 밝혔는데, 실제로 홍콩보안법 통과 전후로 홍콩에서 캐나다로의 이민 문의가 3배 가까이 늘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전했다. 토론토의 이민 전문 변호사인 샹탈 델로즈는 SCMP에 “중국 반체제 인사거나 반중 시위 참가자라면 (이민을 위한) 정당성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중 캐나다 대사를 지낸 기 생 자크는 이번 제재와 관련, 3일 캐나다 매체 더스타에 “캐나다 정부가 대중국 입장 변화를 드러낸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는 등 무역정책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캐나다 내부에선 2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농수산물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과 홍콩 정부는 반발했다.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은 4일 성명을 내고 “캐나다를 포함한 일부 서구 국가들이 인권이라는 구실로 홍콩 문제에 대해 간섭하고 있다”며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테레사 청 홍콩 법무장관은 현지 라디오방송 RTHK에 출연해 “캐나다가 중국의 홍콩보안법이나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면 이는 내정 간섭이자 국제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2018년 12월 캐나다 당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미국 수배령에 따라 체포한 후 양국 관계는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중국은 멍 부회장 체포 9일 만에 캐나다 국적의 기업가와 전직 외교관 등 2명을 간첩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고, 지난해 6월엔 캐나다산 육류 수입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 5월 캐나다 법원은 멍 부회장 범죄 혐의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적용할 수 있는 혐의라고 했고, 당시 중국 정부는 “중국과 캐나다 관계가 계속해서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9일 구금 중이던 캐나다인 2명을 기소했다. 트뤼도 총리는 “정치적 기소”라고 비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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