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 버린 쓰레기 악취 진동 "개장 이후가 더 걱정"
피서객이 버린 쓰레기 |
5일 강원도에 따르면 동해안을 따라 늘어선 90여개 해수욕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개장을 일주일가량 미뤄 10일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더위로 인해 일찌감치 피서객이 몰리면서 '버려진 양심'도 서둘러 찾아왔다.
이날 연합뉴스 취재진이 찾은 강릉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는 밤사이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는 악취와 주변의 들끓는 개미 떼, 파리 떼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쓰레기 수거장에도 종량제봉투에 분류해서 버려야 할 음식물이 뒤섞여 코끝을 찡그리게 했다.
인근에 개수대도 있었지만, 일회용 용기는 씻기지 않은 채 아무렇게나 버려졌다.
경포뿐 아니라 또 다른 해수욕장도 새벽까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은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백사장 곳곳에 쌓였다.
밤새워 놀다가 떠난 돗자리는 물론 술병과 캔, 음식물 쓰레기들도 그대로 남았고 주변 숲속에는 고기를 구워 먹은 듯 그을린 석쇠도 고스란히 버려져 있다.
백사장에 버려진 쓰레기 |
사용 금지된 폭죽을 쏜듯 백사장 곳곳에는 빈 폭죽 껍데기도 모래에 수북히 꽂혀있다.
강원도는 여름철 쓰레기 집중수거를 위해 바다 환경지킴이 등을 투입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군 경계 철책 철거 사업으로 해변으로 개방되는 곳이 늘면서 쓰레기 발생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강릉선 KTX 개통으로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바닷가 쓰레기도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야간 불법 투기 차단을 위해 투광등이나 CCTV 추가설치 등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서객 안전을 위해 야간 조명을 설치한 경포해수욕장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올해는 야간 개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개장도 안 했는데 |
주민 권모(40)씨는 "예년같으면 7월 중순부터 쓰레기 투기가 극성을 부리지만 올해는 벌써부터 쌓이고 있어 개장이후가 더 걱정"이라며 "코로나19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는 피서객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피서객 인식 개선은 물론 지자체의 강력한 대책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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