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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코로나로 시중에 푼 돈, 주식·부동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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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의도와 다른 방향에 고민 깊어 /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낮을 듯

세계일보

코로나19 대응 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사상 최대치로 풀린 가운데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주요 지역 집값이 치솟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부산 연제구의 ‘래미안 어반파크’ 모델하우스에 방문객들이 북적이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중에 푼 돈이 상당 부분 주식·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투자와 소비를 살려 경기를 부양하려던 당초 의도와는 다른 방향이다. 예상을 벗어난 부동산 시장 과열에 통화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광의 통화량(M2)은 3018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3000조원을 돌파했다.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MMF(머니마켓펀드)·2년 미만 정기 예적금·수익증권·CD(양도성예금증서)·RP(환매조건부채권)·2년 미만 금융채·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M2는 지난 4월에만 34조원(1.1%) 늘었다. 좁은 의미의 통화량(M1)도 4월 말 1006조3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악화로 기업과 가계가 자금 확보를 위해 대출을 늘리면서 시중 통화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세계일보

한은은 이 기간 각종 조치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지원했다.

기존 1.25%였던 기준금리를 3월, 5월 두 차례에 걸쳐 0.5%로 0.75%포인트 낮췄고, 은행을 통해 기업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는 ‘전액공급방식 RP 매입’을 실시해 통화량을 늘렸다. 최근엔 6월 말까지 실시할 예정이던 무제한 RP매입 조치를 1개월 연장하고 사상 첫 외화 RP매입도 도입했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확장 정책 결과로 경기는 지난달부터 조금씩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느림보 회복을 보이는 실물경기와 달리 주식과 부동산 시장은 가파르게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일보

5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 지역에 2020년 2분기 아파트 실거래가가 붙어 있다. 뉴시스


한은은 유동성 공급 정책 초기부터 부동산 상황을 예의주시해 왔다.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과 긴밀히 연결돼 있는 만큼 코로나19 대응책들이 향후 집값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한 상황이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당초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유동성을 늘리면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시점에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유입돼 가격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을 예측했다”며 “그래서 진정 시점에 빨리 유동성을 거둬들일 계획이었지만 지금처럼 코로나19가 진정되기도 전에 이렇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코로나19 진정 시점이 늦어지고 있음에도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또다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김희원 기자 azahoi@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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