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기자금 78조원 증가
주식·부동산 등에 투자처 관망
금리 높은 ‘2금융권 이동’도 감지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은행에 쌓이고 있다. 일부 자금은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주요 5개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566조316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77조8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 증가액(27조9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요구불예금은 급여 통장이나 공과금 이체 통장 등 연 이자가 0.1% 수준에 불과한 수시입출금식 자금으로, 필요할 때 언제든 쉽게 돈을 빼서 쓸 수 있는 대기자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저금리 상황에서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으로 흐르지 않고 일단 대기 상태로 은행에 쌓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 0%대 초저금리 수신상품 잔액 규모는 빠르게 줄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672조153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13조7000억원 감소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중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0%대인 상품의 비중은 31.1%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
반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새마을금고는 전체 예수금이 지난 4월 말 174조8000억원에서 5월 말 176조3000억원, 6월 말에는 178조원 가까이 늘었다. 상호저축은행의 4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총 68조1534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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