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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쓰레기 더미에 3살배기 방치하고 폭언…"때리지도 않았는데 학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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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 일삼은 어머니·할머니 입건 / 경찰, 주민 신고 받아 수사 착수

세계일보

어머니와 할머니가 3살 된 여자 아이를 쓰레기더미 근처에 살게 하면서 언어폭력을 일삼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5일 “아이가 더러운 곳에 살면서 가족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아이의 어머니와 할머니를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집 대문 앞이나 마당에 쓰레기를 쌓아둬 악취가 풍기는 환경에서 3살 아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족들이 평소 아이에게 언어폭력을 하는 소리가 이웃주민들에게까지 들렸던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경찰은 어머니와 할머니를 비롯해 함께 살던 다른 가족도 조사해 언어폭력 외에 추가적인 신체적·정서적 폭력이 있었는지를 확인한 뒤 가해자를 특정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와 할머니 외에도 같이 살던 삼촌들도 있어 조사를 더 해봐야 피의자 범위를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대예방경찰관(APO·Anti-abuse Police Officer)을 투입했고, 여성가족부와 아동보호전문기관도 함께 투입된 상태”라고 전했다. 피해 아이는 현재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보호시설로 옮겨진 상태다.

경찰은 쓰레기더미 근처에서 아이를 지내게 한 어머니와 할머니에 대해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반면 아이의 가족들은 “때리지도 않았는데 학대로 모는 게 억울하다”며 “보호시설로 옮겨진 아이를 돌려놓으라”고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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