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itM] 돈 풀었더니 저축만…딜레마 빠진 중앙은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저축률 기록 경신 이어져

유로존 12.5%→16.9%

美 7.9%→32%→23.2%

상품소비 지출도 증가세로

헤럴드경제

[123RF]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양적완화 등 미증유의 돈풀기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 유동성에도 올라가는 저축률은 이들 중앙은행엔 근심거리다. 저축률이 높아진다는 건 그만큼 막대한 유동성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단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전 세계 가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 경제에 충격을 가한 뒤로부터 저축을 늘려왔는데, 성장 회복이 다급한 정부 입장엔 딜레마가 되고 있다”며 “문제는 봉쇄 조치에 따른 비자발적 소비 감소에 따른 것인지,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예방적 차원에 따른 것인지 불분명하단 점이다”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태트에 따르면 유로존 가계저축률은 지난 1분기 16.9%로, 전기대비 4.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1999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영국도 작년 말 5.4%에서 같은 기간 8.6%로 상승했다. 미국 역시 개인 저축률이 연초 7.9%에서 4월 현재 32% 이상으로 급증했다가 5월엔 23.2%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 역시 1분기 총저축률(총저축/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36.0%로 2018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전망하며 급증하는 은행 예금 규모를 이유로 들었다.

앤데 할데인 영란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축 증가에 대해 “봉쇄로 인한 비자발적인 저축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소비 지표들이 회복됨에 따라 저축률 하락에 따른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

5월 프랑스의 상품 소비 지출은 36.6%로 급증했고, 독일의 소매 지출 역시 13.6% 상승했다.

카타리나 에스테르뫼흘 알리안츠 이코노미스트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소매 판매량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덤 슬레이터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 사이에 강한 징후가 포착된다고 해서 소비의 V자형 반등을 축하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gil@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