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000억원 환매 연기
한국인이 세운 홍콩법인
내용확인·대응 등 어려워
[헤럴드경제=서정은·문재연 기자] 홍콩에 주소를 둔 자산운용사 ‘젠투파트너스’가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1조3000억원 규모 헤지펀드에 대한 환매를 모두 연기하면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국내 판매사들은 젠투 측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
▶안전한 채권펀드(?)…알고보니 고위험 파생펀드=젠투파트너스가 운용 중인 헤지펀드는 크게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9000억원),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3000억원), ‘CM크레딧펀드’(1000억원) 등이다. 은행 영구채나 국내 금융기관을 비롯한 기업의 외화표시채권(KP물) 등에 주로 투자한다. 주력인 KS아시아앱솔루트리턴(AARF)펀드는 2014~2018년 연평균 20%가 넘는 수익률을 거뒀다. 2019년에도 17%가 넘는 성과를 냈다.
채권펀드가 고수익을 내려면 차입(leverage)비율을 높이든지, 파생상품을 활용해야 한다. 차입의 경우 담보가 된 회사채 가격이 하락하면 회수 위험이 커진다. 기초자산 가치 방어를 위한 파생상품에서 큰 손실이 날 경우 마진콜 위험에 직면한다.
국내 금융사들은 젠투파트너스의 헤지펀드를 재간접펀드 혹은 파생결합증권(DLS)으로 찍어내 판매했다. AARF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주로 판매했다. 이 펀드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레버리지를 5배까지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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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투는 BNP파리바 런던, JP모건 등과 PBS 계약을 맺으면서 차입을 일으키기 위해 회수(trigger) 조건을 걸었다. 젠투의 ‘운용자산(AUM)’이 줄어들 경우 PBS가 담보물에 대해 반대 매매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AARF가 투자자 환매에 응할 경우 AUM이 감소해 트리거가 발동할 수 있다. 젠투는 ‘CM크레딧펀드’와 나머지 두 펀드 사이에 총수익스와프(TRS) 및 신용부도스와프(CDS)를 맺었다.
국내 금융사들은 젠투파트너스에 정확한 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답을 받지 못했다. 한 운용사의 경우 최근 받은 NAV 기준 시점이 4월 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젠투파트너스가 홍콩에 있어 직접 만나거나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알 수가 없으니 따질 수도 없다. 국내 자본시장법을 외국계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에 적용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해외 헤지펀드의 경우 자료 공개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고, 채권을 사더라도 공매도나 TRS 형식을 취해 운용하기 때문에 이를 외부에서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모든 열쇠는 젠투가 쥐고 있다. 젠투 대표인 신기영 매니저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에서 모은 돈으로 한국 채권에 주로 투자해왔다. 한국인이 홍콩에서 외국 회사를 세워 국내 자금을 모은 뒤 다시 국내에 투자한 구조다.
젠투파트너스 관계자는 “현재 대표이사를 포함해 모든 임직원이 언론 응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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