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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혹시 우리 유치원도"…잇따른 집단 식중독에 학부모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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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식중독 사태에 학부모들 '근심'

등원 안 시키고 매일 식단 체크까지

정부, 전국 유치원·어린이집 위생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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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인천에 사는 학부모 정해율(34ㆍ가명)씨는 최근 안산시 A 유치원에서 일어난 식중독 사태 이후 걱정이 태산이다. 6살과 4살 난 두 명의 자녀가 각각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어서다.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에 정씨는 매일 아이들이 원내에서 먹는 음식을 꼼꼼하게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여름철만이라도 따로 간식과 도시락을 준비할지 고민 중이다.


경기 안산시 유치원과 부산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에서의 집단 식중독 사례가 잇따르면서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식중독 우려까지 겹치며 당분간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겠다는 학부모들도 생겼다. 아예 보육기관을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 지선영(34ㆍ가명)씨는 "코로나19에 식중독 걱정까지 겹쳐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까지는 가정보육을 하기로 했다"며 "주변 학부모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육시설 종사자들도 고민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평소보다 훨씬 위생에 신경 쓰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을 떨치기엔 역부족이다. 당일 급식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구나 자녀들에게 특정 음식을 먹이지 말아달라는 요청 등 급식과 관련한 문의가 쏟아지면서 보육기관도 신경이 곤두서있다. 식중독 사태가 벌어진 안산 A 유치원이 과거 비리로 감사에서 적발됐다는 내용의 글이 퍼지며 자녀를 보내는 보육기관의 과거 행적을 꼼꼼히 살피는 학부모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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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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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식중독 사태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부모들의 게시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도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 급식소에 대한 위생 점검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교육부ㆍ보건복지부는 이달 한 달 동안 전국 유치원 8000여곳과 어린이집 3만5000여곳에 대한 식재료 위생관리 점검을 진행하고 점검 결과를 토대로 급식 위생 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집단 식중독 사태가 일어난 안산 A 유치원의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누적 확진자는 현재까지 60명이다. 이 가운데 11명(원아 9명ㆍ가족 2명)이 입원 중이다.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상 환자는 16명(원아 14명ㆍ가족 2명)으로 이 중 3명이 투석 치료를 받는 중이다. 부산의 B 어린이집도 3일 기준 식중독 유증상자가 39명이 됐다. 고열과 복통 등을 호소해 병원에 입원한 원생은 모두 11명이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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