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인도의 깊어진 밀월관계
홍콩보안법 발효와 중국ㆍ인도 국경충돌로 이익 맞아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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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박선미 기자] "독립기념일 축하합니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고마워요. 나의 친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인도의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발효와 중국ㆍ인도 국경충돌에 양국의 이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244주년 독립기념일을 축하합니다"라는 트윗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고맙습니다. 나의 친구. 미국은 인도를 사랑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의 친근한 트윗 주고받기의 연결고리는 중국이다. 지난달 15일 히말라야 라다크 국경 분쟁 지역에서 중국군과 인도군이 난투극을 벌여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이후 인도에서는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인도 국방부는 이달들어 3890억루피(약 6조2000억원) 규모의 무기 구매와 미사일 개발 예산안을 승인했고, 모디 총리가 이번 주말 직접 난투극 현장을 찾아 중국을 겨냥해 "누군가 팽창주의를 고집한다면 세계 평화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역시 홍콩보안법을 강행한 중국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홍콩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과 거래하는 은행들을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은 이미 미 상ㆍ하원을 통과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놓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인도의 밀착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는 정황은 다른 곳에서도 포착된다.
인도 현지매체인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전날 보도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열흘 전 수브라마니암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통화를 갖고 미국이 위기에 빠진 인도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인도측에 중국-인도 국경지역에서의 중국 군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미국과 인도의 밀착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상하이 국제관계학원에서 활동하는 남아시아 전문가 왕더화는 "중국은 인도가 미국을 향해 더 가까이 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선임연구원도 "중국의 대인도 정책에서 미국 요인은 가장 중요한 고려대상이 됐다"며 "중국입장에서는 미국과 인도의 군사적 협력으로 인도양에서 미군,인도군과 마주할 가능성이 더 커졌고 위험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이 양국의 압박에 물러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홍콩에 대한 고삐를 강하게 죄며 미국의 입김이 중요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제범죄 수사, 치안관리, 반테러 진압, 사이버보안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 산하 공안부는 홍콩 국가보안법 관련 시위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공안부는 지난 4일 회의를 열고, 홍콩 보안법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자오커지 공안부장은 회의에서 "홍콩 경찰이 폭동을 진압하고 질서를 회복하는데 지원하겠다"며 위법 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홍콩시위 진압 병력이 중국 본토에서 파견될 가능성도 커졌다.
또 미국과 대치관계에 있는 이란과 더 관계를 깊게 하는 방식도 모색하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자국 의회에 출석해 중국과 25년 전략적 협정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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