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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N번방의 시초' 손정우 사건

손정우 곧 석방.."판사 기억해두자" n번방 총공 단체도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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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법원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 씨를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여성단체와 ‘n번방 사건’ 관련 단체가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는 6일 검찰이 청구한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국경을 넘어서 이뤄진 성범죄를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성과 아동 성 착취 범죄, 국제적 자금세탁 척결할 필요성에 비춰볼 때 손씨를 송환하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손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면 한국은 (성 착취물 관련) 수사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씨를 인도하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이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데 상당한 이익이 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송환 불허 결정이) 손씨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손씨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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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판결 직후 n번방 사건을 알리고 가해자들의 신상 공개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한 단체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미국에서 현행법상 징역 20년형에 해당하는 죄”라며 “한국에서 처벌 가능한 죄목은 범죄수익은닉죄뿐이다. 5년형은 ‘범죄인이 만든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엄벌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총공(총 공격)’을 펼쳤다.

이어 손 씨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을 내린 부장판사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이름을 기억해두자”라고 했다.

‘웰컴 투 비디오’는 최근 사회에 충격을 안긴 ‘텔레그램 n번방 성 착취 사건’의 원조 격이다. 이에 1.1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N번방 총공 총괄계’는 SNS에 손 씨의 심문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의 전화번호와 팩스 번호 등을 공개하며 손 씨의 미국 송환을 강하게 촉구하도록 독려했다.

또 이들은 서울고법 홈페이지의 ‘법원에 바란다’를 통해서도 손 씨의 미국 송환 탄원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이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운영자에게 18개월 복역 후 44억 원을 누리도록 한 대한민국 현행범과 달리, 미국 현행법은 아동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혐의만으로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하다”며 “손정우 범행의 피해자 중 수십 명이 구조됐으나 여전히 많은 아이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손씨의 미국 송환을 촉구해왔다.

이들 뿐만 아니라 여성단체 회원들은 판사의 이름을 언급하며 “신임 대법관 후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제대로 된 판결을 기다렸는데”라며 원망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장판사 중 한 사람을 가리켜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비공개 상태에서, 올라온 지 약 3시간 만에 6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손씨는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000여 명에게 아동·청소년이 나오는 성 착취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아 복역했다. 그는 지난 4월 만기 출소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인도 구속영장이 발부돼 재수감됐다.

법원 결정이 나온 뒤 손 씨 아버지는 “재판부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줘 감사하다”며 “죗값을 받을 기회가 있다면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던 손 씨도 곧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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