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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들, 총장 지휘 타당성 우회 강조… 秋·尹 정면충돌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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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임검사 카드 꺼낸 검찰 / 尹 공식입장 없어… 내용 동조 분석 / 법무부 ‘특임검사 불가’ 입장 확고 / 尹 건의 땐 ‘항명’ 간주 감찰 가능성 / 최근 공석이던 감찰관 자리도 임용

세계일보

대검찰청이 ‘검사장 회의’ 의견을 빌려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서 특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보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건 수사에서 특임검사 도입은 안 된다는 태도를 고수하는데 대해 다시 입장을 낸 것이다. 결국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정면충돌’이 임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검이 6일 공개한 검사장 회의 내용은 회의 후부터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실상 알려진 내용이다. 이를 새삼 공개한 것은 윤 총장도 검사장 회의 내용에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다만 대검은 이날 검사장 회의 결과만 공개하고 윤 총장 입장이나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법무부와의 정면충돌은 일단 피한 셈이다. 추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주말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윤 총장을 저격하고, 여권이 이를 엄호하는 양상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전직 검찰총장 등 검찰 선배들의 의견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이날 검사장 회의 전문을 공개해 ‘수사 재지휘’ 건의의 타당성을 일선 검사들과 국민에게 알리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등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대검이 회의 결과를 공개한 것은 검사장 회의에서 나온 ‘특임검사’ 주장이 대검 내부의 불만과도 부합했기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이 ‘공정성’을 위해 검찰총장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중앙지검 수사팀을 지휘감독하지 말라는 수사지휘를 내렸지만 대검 지휘부는 반대로 수사팀의 수사가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수사 초기부터 대검 보고를 소홀히 하는 등 일방향 수사를 해왔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지난 4월 채널A 본사 등에 대한 첫 압수수색영장 청구 당시 대검에 관련 보고를 사전에 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당시 영장 청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직원을 보낸다는 보고만 전화를 통해 대검에 전달했다. 이에 대검 측은 “내부보고를 한 다음 진행해야 한다. 몇 시간만 보류하고 보고를 준비해달라”는 취지로 영장 청구를 미뤘다가, 중앙지검의 보고가 이뤄진 이후에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대검 지휘 협의체에서 대검 형사부 실무진이 중앙지검 수사팀에 강요미수 혐의 적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라고 했으나 회의에 불참하며 보이콧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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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된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보고해야 한다는 지휘에도, 약 11일이 지난 6월30일에야 대검에 혐의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지검 측은 이에 대해 “모든 영장 청구에 대해 대검에 정상적으로 사전 보고를 했다”며 “MBC와 제보자에 관한 의혹도 같은 사건을 다루는 것이므로 검언유착 수사를 하며 전반적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것이지 수사를 안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반박하고 있다.

윤 총장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지만, 법무부 입장은 확고하다. 특임검사 주장에 대해 법무부는 검사장 회의가 열리던 3일에 이미 “추 장관 지시에 반한다”고 가능성을 일축했었다. 사건에 대한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임명은 필요 없다는 취지다. 그 후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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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는 윤 총장이 입장을 밝히면 그때 대응한다는 태도인데, 윤 총장이 특임검사 요청 등의 건의를 할 경우, 이를 ‘항명’으로 간주해 감찰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법무부는 마광열 전 감찰관의 사임 이후 공석이던 감찰관 자리에 최근 류혁 변호사를 신규 임용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에 대한 직접 감찰에 나서기 전 법무부가 ‘전열 정비’를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는 공식 입장을 낼 것이 없다”며 “(윤 총장이) 수사지휘 거부 결정을 내린다면 별도 입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으로서는 추 장관의 감찰 가능성을 피하면서도 자신의 뜻을 관철할만한 ‘묘수’를 찾아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다.

이도형·김청윤·정필재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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