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대신 군용기로 오산 통해 입국
코로나19 방역 문제가 영향 미친 듯
방한 일정도 ‘코로나19’ 확산이 영향
경기도 평택시의 주한미공군 오산공군기지의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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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방한 직전까지 동선을 비밀에 부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7일 한국에 도착한다. 그러나 방한 준비 과정 동안 한미 외교당국은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탓에 방역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외교부와 미 국무부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미국 측 군용기를 타고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한다. 미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비건 부장관이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전 방문 때와 달리 이번에는 군용기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이 아닌 주한미군 기지를 통해 입국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오산 공군기지는 미국 당국자들이 한국을 거쳐 북한을 방문할 때 주로 이용한 경로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당시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제임스 켈리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오산 공군기지를 이용했고,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대표도 군용기를 타고 오산 공군기지를 거쳐 북한에 방문했다.
그러나 비건 부장관이 군용기를 통해 방한한 것은 처음으로, 이유도 코로나19 방역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비건 부장관은 지난해 12월 부장관 지명자 자격으로 방한했을 당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해 2월 당시 대북특별대표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오산 공군기지에서 군용기를 타고 평양으로 이동했지만, 한국 입국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했다.
한 미국 측 외교 소식통은 “미 국무부가 한미 양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를 우려해 방한 일정을 세심하게 살폈다”며 “방한에 앞서 한국 외교부와 입국 시 방역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했고, 협조 요청도 강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이번에 입국하는 비건 대표 일행에 대해 14일 동안의 의무 자가격리 면제와 코로나19 PCR 검사를 위한 별도 절차 등을 축소ᆞ면제했다.
입국뿐만 아니라 한국에 머무는 2박 3일 동안의 동선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이 방한 기간 동안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큰 관심을 가졌다”며 “특히 경호와 관련된 부분에서 방역 문제가 사전에 논의됐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도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방한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앞서 지난 3월에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7차 협상에서 미국은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당국자의 방한이 어렵다”며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협상을 화상회의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에 우리 측 협상 수석대표인 정은보 외교부 방위비협상대사가 대면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방미 의사를 전달했고, 결국 협상은 워싱턴DC와 서울이 아닌 로스 앤젤레스에서 진행됐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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