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우후죽순으로 발생하고 있는 라임, 디스커버리,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연기 사태에 공통적으로 청와대 관계자들의 이름이 직·간접적으로 등장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이 사모펀드를 이용한 금융사기의 공범 또는 주범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사안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5000억원 규모의 사기사건으로 번진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해당 운용사를 만든 이혁진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 금융특보로 서초구에서 출마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전 대표는 2006년 대학 동문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으로 있을 때 해당 재단 이사로 선출된 적도 있다. 이 전 대표는 2002년 조직폭력 공갈·협박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는데 당시 그가 정권 실세의 도움을 받고 해외로 나갔을 것이란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옵티머스운용 자문단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장관도 포함됐다. 또한 이번 사태 관련 서류 위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윤석호 변호사의 부인이자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이진아 변호사는 지난해 3월 옵티머스 관련 업체 해덕파워웨이의 사외이사로 취임했다. 서울남부지검 등 수사 당국은 지난해 초부터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인 제보를 담은 진정서를 접수했으나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조6000억원 규모가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금융감독원 출신의 김정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이 라임의 ‘돈줄’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구속 기소됐다. 또한 노무현 정부의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가 설립한 법무법인 지평이 라임의 법률자문을 맡았다. 증권사에서 1조원 규모의 라임 펀드를 판매한 장영준씨는 피해 투자자와 나눈 대화에서 “지평 관계자들이 라임의 금감원 관련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대표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현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씨다. 디스커버리펀드 사태가 ‘장하성 동생 특혜’ 의혹을 받는 이유다. 1조원대 사기 사건이 발생한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한 직원은 2017년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하다 지난 1월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1000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키코(KIKO)사태와 관련해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금융권의 사주를 받고 키코 배상을 결정한 윤석헌 금감원장을 흔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 위원인 이민석 변호사는 “사모펀드 금융사기의 특징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수만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 돈을 걷으려면 은밀하게 범행을 저지를 수 없다. 그러므로 수많은 제보와 고발기사가 있었다. 경찰과 검찰,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모를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범행이 벌어지는 것은 뒤를 봐주는 비호세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불법적인 정관계 로비가 있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결정적으로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취임한 뒤 검찰개혁이라며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사모펀드발 금융사기 사건은 신종 정경유착이며 21세기형 ‘탐관오리의 탐학(貪虐)’이라 말할 수 있다. 이 모든 사건의 ‘몸통’으로 청와대가 지목받을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공직자, 특히 측근들의 사모펀드 투자와 관여 실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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