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지현 검사. 2020.3.2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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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검사가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법원의 결정문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랑방 도련님 같은 소리"라고 비판했다.
서지현 검사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도 불허) 결정문을 받아보고 한 자 한 자 직접 다시 쳐봤다. 그 결과 역시나 (권위적인 개소리라는) 첫 느낌이 맞았다"라고 말하며 이같이 밝혔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 10년간 서울고등법원이 범죄인 인도심사를 30건 했고, 그중 불허 결정이 난 것은 한 건뿐이었다"라며 "(손정우 사건은) 범죄인 인도의 목적과 요건에 모두 맞는 사건이라고 판단해 당연히 인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유에 대해 "미국에 피해자들이 있고, 그의 공범이 53명이나 있으며 손정우가 사용한 가상화폐 거래소 중 일부가 미국에 있었다. 당연히 미국에서 법정에 세워 사법정의를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결정문에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관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고 발본색원적 수사가 필요하므로 운영자였던 손정우의 신병을 대한민국에서 확보해 관련 수사활동에 필요한 증거와 정보를 추가적으로 수집해 활용해야 한다'고 쓰여있다"라며 "(불허 결정은) 손정우를 활용해 관련 범죄를 근절하자는 것이 주요 취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발본색원하자는 좋은 이야기지만 현실을 봐야한다. 이미 한국, 미국, 영국 등 32개국 수사기관이 공조해서 할 수 있는 수사를 다 했다. 그중 한국 국적자가 223명 확인됐고 217명에 대해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를 했다. 그중 검찰이 34명을 기소했다"라며 "이미 경찰, 검찰 수사가 공식적으로 종료됐고 판결도 확정됐고 형 집행도 마쳤다. 추가 수사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 검사는 "(불허 결정을 내린) 판사님은 너무 애국자다. 애플이 해커를 고용한 것처럼 우리도 손정우를 활용해 범죄를 발본색원 해보자고 (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다크웹은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쌍방의 익명성이 보장된다. 손정우가 회원들 정보를 쥐고 있다가 주지 않는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판사님은 손정우를 인도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신병을 확보해 수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손정우가 우리나라에 있다고 바로 신병이 확보되는 것도 아니다. 연락이 안 될 수도 있고 오라고 해도 안 나오면 강제로 출석시킬 방법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손정우에 대해 인도 불허 결정이 나자 온라인 상에는 성범죄자나 살인 피의자들의 얼굴 사진을 포함한 신상정보를 민간인이 공개하는 '디지털 교도소'라는 웹사이트가 개설됐다. 이에 대해 서 검사는 "솔직히 현직 검사로서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 잘한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런데 오죽하면 그럴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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