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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3055명 대상 코로나19 항체 조사했더니 1명만 보유…美·英·日보다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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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보다 감염 규모 낮을 것… 대구 조사 이뤄지지 않아 ‘대표성’은 부족

세계일보

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생물안전밀폐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분석에 앞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일반 국민 3055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 1명(약 0.03%)에게서만 항체가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9일 “대구 등 일부지역이 포함되지 않아 (조사 결과가) 대표성 확보로는 부족하다”면서도 “해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규모가 낮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통상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몸속에 바이러스를 막는 항체가 형성되는 데 항체 검사를 통해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지나간 환자를 가늠할 수 있다.

방대본은 이날 국내 코로나19 ‘항체가’(抗體價) 조사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방대본이 지난 4월 21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국민 1555명으로부터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관련해 수집한 혈청 1차분에 대한 코로나19 항체 형성 여부 조사 결과 항체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추가로 서울 구로, 양천, 관악, 금천, 영등포구 등 서울 서남권 5개구 거주자를 대상으로 지난 5월 25일부터 같은달 28일까지 특정 의료기관을 찾았던 환자 1500명의 항체 여부를 조사한 연구 사업에서는 단 1명에게만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조사 대상이 된 총 3055명 중 1명에게만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된 셈이다. 코로나19 항체는 감염 후 평균 10~15일쯤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 속에 항체가 있다는 건 환자가 과거 코로나19에 감염됐음에도 그 사실을 모르고 그대로 이겨냈을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서도 ‘무증상 감염’ 등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 같은 조사를 진행했는데 미국 뉴욕은 조사 대상의 21.2%, 영국 런던은 17%, 스웨덴 스톡홀름은 7.3%, 스페인은 5%, 중국 우한은 3.2%, 일본 도쿄는 0.1% 정도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비해 국내 조사에서 나타난 0.03%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지역 등이 포함되지 않은 건 이번 조사의 한계로 꼽힌다. 이번 중간 결과 발표는 대전, 세종, 대구 지역을 제외하고 진행됐다. 조사 대상을 보면 서울이 21.4%, 경기 17.9%, 부산 9.7% 순으로 많았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자료를 가지고 우리나라 전체 코로나19의 감염 규모를 추계한다든지 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면서도 “우리 사회가 그동안 자발적인 검사 그리고 신속한 확진, 국민 한 분, 한 분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 결국 결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연합뉴스


다른 해석으로는 우리 국민의 항체 보유율이 낮아 ‘집단면역’이 사실상 힘들다는 의견이 나왔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유행이 지역사회에 집단면역을 형성하지 않을까 하는 물음은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항체 형성을 위해선 ‘백신’이 시급한 셈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항체를 파악하기 위해 2개월 단위로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달부터는 대구, 경북 등 지역별 검사 대상자를 확대해 일반인 3300건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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