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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출근 길 서울시 공무원들 망연자실…“울음조차 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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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한 구급차량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도착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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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0일 출근길 사상 초유의 시장 유고 사태를 맞은 서울시청사 주변으로는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청사 보안과 청소 등 공무직 직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뿐 박원순 서울 시장의 유고와 관련한 특이 동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변인실과 4급 이상 간부급, 일부 직원들을 비롯해 전날 박원순 서울 시장이 실종된 뒤 비상대기하며 밤샘 근무한 직원들은 자리를 지킨 채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일부는 앉은 채로 눈을 붙이고 있었다. 한 공무원은 “울음조차 나지 않는다”고 망연 자실해 했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황망해했다. 2011년 보궐선거로 선출된 이후 약 10년간 최장수로 재임해온 시장의 안타까운 결말이 믿어지지 않아서다. 전임 오세훈 시장이 중도사퇴한 적은 있지만, 시장이 임기 중 유고한 적은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민선 7기 취임2주년 기자간담회에서만해도 “9년 정도 임기가 되다 보니까 초등학생이 중학생 되고 고등학생 될 때까지 시장이 박원순이었으니까 저분이 직업이 서울시장인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며 소명의식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전날 오후 5시께 딸의 신고로 박 시장의 실종 사실이 보도되기 시작했을 때만해도 공무원들은 “별 일 있겠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후 저녁 늦게까지 수색작업이 길어지자 “제발 살아만 돌아오라”는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았다. 이 날 밤 늦게까지 6층 비서실 직원들은 대부분 취재진과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종로구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 주변에는 취재진만 북적이고, 일부 직원들만 오갈 뿐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었다.

밤샘 수색 작업을 각오했던 경찰과 소방지휘본부는 이 날 0시께 삼청각 인근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소방 관계자들은 취재진 출입을 통제한 채 본부 한쪽에 모여 20여분간 논의를 이었다.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이 속보로 전해지자 대기하던 취재진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날 새벽 휴대전화 연락망으로 비상 대기 중이던 시 간부들에게도 비보가 전해졌다. 일부 공무원들은 시신이 안치된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달려갔다.

서울시는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4월 7일까지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시장 권한 대행을 맡아 운영된다. 서 부시장은 10일 오전 9시~10시께 향후 계획을 포함한 시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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