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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비통한 심정" vs "2차 가해 우려" 박원순 사망 소식, 엇갈린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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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성추행 의혹' 고소 사건, '공소권 없음' 수사종결

박원순 사망 소식에 정치권 충격

일각에선 고소인 향한 '2차 가해' 우려도

아시아경제

故 박원순 서울시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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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실종 신고 7시간여 만에 끝내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대외적으로 다른 특이점이 없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이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시장에게 제기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의혹은 그간 여성 인권을 위해 힘써왔던 그간 행보와는 대비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시장을 고소했다.


A씨의 진술에 따르면 박 시장은 A씨가 비서 일을 시작한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해왔으며 신체 접촉 외에도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개인적인 사진을 수차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시장이 이날 숨진 채로 발견됨에 따라 A씨의 고소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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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한 구급차량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도착해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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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의 사망 소식에 정치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도저히 믿기 어렵고 슬프다.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며 "대한민국과 서울을 위해 거인과 같은 삶을 사셨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글을 남겼다.


김종철 정의당 대변인 또한 논평을 통해 그를 추모했다. 김 대변인은 "박 시장이 북한산 인근에서 생을 마감한 채 발견됐다"며 "참으로 당혹스럽고 황망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인이 걸어온 민주화운동·시민운동 그리고 행정가로서의 삶을 반추하며 비통한 마음뿐"이라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야당 역시 마찬가지의 반응이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매우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는 짧은 구두 논평을 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충격적인 소식에 마음이 무겁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씨에 대한 2차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대호 전 통합당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입에 발린 소리 하고 싶지 않다"라며 "부디 '공소권 없음'으로 덮지 말고,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 주길"이라고 요구했다.


류영재 대구지법 판사 또한 "고인에 대한 고소가 있었던 점이 확인된 이상, 고소인(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나 음모론을 퍼뜨리는 분들은 차단하겠다"라며 "고소 내용이 진실이라고 속단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 특히 음모론을 퍼뜨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고소인을 향한 2차 가해를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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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서울시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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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시장은 줄곧 여성 인권을 위해 힘써왔다. 그는 1993년 국내 1호 성희롱 재판으로 불리는 '서울대 우조교 사건'을 맡아 유죄를 이끌어냈고 이후 인권변호사로 활약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는 '성희롱은 불법 행위'라는 인식이 생겼다.


또 당시 박 시장이 고소장에 적은 마지막 문장이 화제 되기도 했다. '호숫가에서 아이들이 장난삼아 던진 돌멩이로 개구리를 맞춘다. 아이들은 장난이지만 개구리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는 문장이다. 박 시장은 이 사건으로 받은 '올해의 여성운동상' 상금을 한국여성단체연합에 기부했다.


박 시장은 생전 여성친화형 리더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1월 '서울시 여성리더와 함께 하는 신년회'에서 "여성다움이 '원순다움'"이라며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2019 서울 국제돌봄엑스포'에 참석해 "3년 전 '82년생 김지영' 책을 보고 눈물을 흘렸고 절망감이 들었다"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육아와 돌봄은 오로지 개인과 가족, 특히 여성의 부담. 공공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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