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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종합] 시민운동가에서 대권 잠룡까지…박원순 64년 인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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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시민청에서 열린 민선7기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7.6 jieunlee@yna.co.kr/2020-07-06 15:00:05/<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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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0일 새벽 박원순 서울시장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학생운동 과정에서 감옥살이를 하고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 등 힘겨운 길을 걸어온 그였다. 박 시장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래 처음으로 '3연임 서울시장' 타이틀을 달았고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대선주자 중 한명으로 꼽힌 사람이었다.

1956년 3월 23일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난 박 시장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1975년 서울대 사회계열에 진학했다. 하지만 유신체제에 항거하는 학생운동에 참여하면서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4개월을 복역하고 제적을 당했다. 이듬해 단국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박 시장은 1980년 22회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대구지검 검사로 임용됐지만 사형 집행 장면을 참관하지 못하겠다며 6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변호사로 개업한 그는 고(故) 조영래 변호사를 만나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권인숙 성고문 사건, 미국 문화원 사건, 한국민중사 사건 등 당시 사회상을 보여주는 굵직한 사건을 맡았다. 특히 박 시장은 1993년 '성희롱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인식을 알린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의 변호인이기도 했다.

당시 박 시장이 고소장에 적은 마지막 문장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호숫가에서 아이들이 장난삼아 던진 돌멩이로 개구리를 맞춘다. 아이들은 장난이지만 개구리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고 썼다.

박 시장은 1994년 참여연대를 설립하고 시민운동가로 변신했다. 새로운 형태의 시민운동을 창안해 사회운동 분야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소액주주 권리 찾기 운동', '국회의원 낙천·낙선 운동', '1인 시위' 등이 그에게서 시작됐다. 2002년부터는 아름다운 재단과 아름다운 가게를 설립해 기부문화 확산과 사회적 기업 설립에 앞장섰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정치권에 발을 들인 박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사퇴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추마해 승리했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면서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박 시장은 당선된 뒤인 지난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대권 잠룡으로 올라선 계기는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였다. 당시 대권후보급이었던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고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재선을 계기로 민주당 내에서는 '박원순계'도 본격적인 세 규합을 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전격적으로 투명한 정보공개를 단행하는 등 결단력을 과시하며 한동안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선호도 1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도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며 적극적 조처를 해 지지를 받았다.

2017년에는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 후보에 도전 의사를 밝혔으나, 입장을 선회해 대선 후보 경선에 불출마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3선'에도 성공했다. 이번 4·15 총선에서도 기동민·박홍근 의원 등 '박원순 계파'도 대거 21대 국회에 진입했다.

'잠룡'으로 불리던 박 시장은 6일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 되고 싶어도 하게 되는 운명적인 직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직접 발표한 정책은 8일 '서울판 그린뉴딜'이었다.

하지만 다음 날인 9일 오전 박 시장은 돌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사라졌다. 이날 오후 딸의 실종 신고를 받고 북악산 일대 수색에 나선 경찰은 10일 오전 0시 20분께 삼청각 인근 산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를 발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임기는 3180일을 끝으로 멈춰섰다. 향년 64세다.

[이투데이/김보름 기자(fullm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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