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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근로정신대 알리기 멈출 수 없어요" 8년째 온라인 행동 경은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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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8년째 온라인 금요행동 400회

전범기업 불매운동 전개하는 '미·불·금' 활동

뉴스1

지난 2015년 10월10일 나고야 소송 지원회가 주최하는 근로정신대 승소 보고대회에 참석한 경은아씨.(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제공)2020.7.10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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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작은 힘이라도 보탤수 없을까 해서 시작했는데, 이렇게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매주 금요일 '미·불·금'이라는 이름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근로정신대 소식을 알려온 SNS 금요행동이 10일 400회를 맞았다.

경은아씨(53·여)는 지난 2012년 8월 근로정신대 문제를 처음 접한 날부터 '미·불·금'(제1전범기업 미쓰비시, 니콘, 기린·아사히맥주 불매운동 전개하는 SNS 금요행동) 활동을 이어왔다.

경씨는 당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를 맡고 있던 김희용 목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미쓰비시로 동원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소식을 SNS로 처음 접했다.

경씨는 "마침 광복절이었는데, SNS에 처음 듣는 근로정신대 얘기가 올라와 궁금했다"며 "SNS 2년치를 들여다 보고서야 '아, 이런 게 있었구나'하고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 무렵 근로정신대 피해자 문제를 두고 2년간 미쓰비시중공업과 힘겨루기 해 오던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오랫동안 피해 할머니들의 일본 소송을 뒷받침해 온 일본 지원단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나고야 소송 지원회)은 같은 해 8월10일부터 '금요행동'을 재개했다.

"도쿄 금요행동이 다시 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죠. 미안한 마음도 있고, 뭔가라도 힘이 될일이 없을까 생각했죠. 손가락 놀리는 것에 불과하지만 이렇게라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2012년 11월 SNS에 처음 소식을 올렸다. 이후 8년째 매주 소식을 올린 게 어느덧 400회를 맞고 있다. 8년 간 금요일 아침이면 올라온 소식에는 근로정신대 문제가 한국과 일본에서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 명암이 담겨 있다.

"사실 도쿄에서 금요행동 하는 분들에 비하면 저는 몸을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손가락 하나로 따라쟁이 하는 것에 불과해요. 올린 글 보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매주 소식 전한다고 어떤 전파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멈출 수는 없었어요.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심정이 들기도 했죠."

바위를 옮기는 일처럼 막막해 보이는 일이었지만 그 사이 조금씩 진전도 있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피해 할머니와 함께 대법원 법정에서 승소 판결 소식을 들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역사의 중요한 현장을 함께 해 왔다는 보람이랄까. 움직일수 없을 것 같은 일이 변화되는 일도 봤고, 광주에는 아는 사람 한명 없었는데, 덕분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됐어요."

경은아씨는 그동안 광주고등법원 승소 현장, 대법원 승소 현장을 함께 했다. 2015년에는 할머니들과 나고야 행사에도 동행했다. 오랫동안 서울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열린사회 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아 단체를 이끌었다.

“사명감이나 소신만으로 되는 일은 아닌데, 70세 80세 다 된 분들이 금요행동을 이끌어 가는 걸 보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교차하죠. 저도 누군가 댓글 하나 달고, 좋아요 한번 눌러주면서 함께 손잡고 연대해 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오늘까지 올 수 없었어요. 그분들게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죠."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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