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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박원순 마지막 노력···최근까지 '동지' 조영래 기념관 설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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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은 비극적 선택을 하기 직전까지 자신의 ‘롤모델’이었던 고(故) 조영래(1947∼1990) 변호사를 위한 기념관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박 시장은 최근까지 김영종 종로구청장 및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과 만나 건립 부지 등에 대해 상의해 왔다고 한다. 기념관 부지로는 조 변호사의 모교인 경기고가 있었던 서울 정독도서관 내부의 빈터가 거론됐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 시장의 빈소를 방문해 “(박 시장은) 최근 조영래 변호사 기념관을 추진하기 위해 서울시 간부 및 직원들에게 관련 지시까지 마친 상태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박 시장과의 인연에 대해선 “젊은 시절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조영래 변호사가 ‘훌륭한 분이 있다’고 소개를 해 준 덕분에 그때부터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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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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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래 변호사는 1983년 시민공익법률사무소를 설립하며 각종 시국 사건의 변호를 맡은 인권 변호사다. 민청학련 사건의 관련자로 수배돼 6년간 피신하는 와중에도 ‘전태일 평전’을 집필했다. 이후 인권변호사로 활동할 당시엔 박 시장과 함께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과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등의 변론을 함께 맡았다. 당시 ‘영혼의 단짝’으로 불렸던 두 사람은 1988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창립에도 힘을 모았다. 조 변호사와 박 시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다.

박 시장은 지난 2015년 서울지방변호사회(당시 회장 김한규)가 진행한 조 변호사 25주기 추모사업 관련 인터뷰에서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언급하며 “조영래 변호사님은 사안의 성격을 규정하는 힘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일반적인 인권 침해 사건 정도로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정권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하는 것을 조 변호사는 처음부터 깨닫고 그 당시 최고의 인권 변호사들을 조직해 소송 외부에서 활용했다”는 말도 남겼다. 두 사람의 조력을 받았던 권인숙 교수는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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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숙씨 위원장과 그를 변론했던 조영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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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조 변호사가 타계한 이듬해인 1991년 유학을 떠나 영국 런던정경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하며 시민운동에 대한 꿈을 키웠다. 박 시장은 당시 유학을 떠나게 된 배경에도 “더 넓은 세상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꼭 다녀오라던 조 변호사의 권유가 있었다”회고한 적이 있다. 박 시장은 유학 중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고, 2000년 국회의원 낙천·낙선운동과 소액주주운동 등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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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조영래 변호사 25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이날 행사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박원순 서울 시장,천정배 의원 등이 참석해 인권변호사였던 고인을 추억하고 그 정신을 기렸다.조영래 변호사 관련 영상상영에 이어 문 대표ㆍ박 시장ㆍ천 의원의 인사말,조영래상 시상식, 흉상 제막식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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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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