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과 유골함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뒤 박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이동하기 위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고소했던 것으로 알려진 전직 서울시청 비서 측이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는 서울시 다른 기관에서 근무 중 시장실의 연락을 받아 비서실에 근무하게 됐다”며 “피해자는 비서실로 지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의) 범행 시기는 4년”이라며 “부서를 옮긴 후에도 계속 됐다. 집무실, 집무실 내 침실 등이 범행 장소”라고 밝혔다.

그는 “(박 시장이) 피해자에게 ‘즐겁게 일하자’며 집무실에서 셀카(셀프카메라)를 촬영하며 촬영 시 신체적으로 밀착했다”며 “피해자에 무릎의 멍을 보고 ‘호’ 해주겠다며 무릎에 자신의 입술을 접촉했다”고 피해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텔레그램 비밀방으로 초대해 음란문자를 전송했다”고도 했다.

박 시장의 전 비서는 비서실에 지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공무원 임용 후 서울시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어느날 오전 연락을 받고 그날 오후 시장실 면접을 봤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문자를 보내거나 사진을 보낸 부분을 (피해자가)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며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피해에 대해 여러 차례 호소했고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도 텔레그램 문자를 보내준 적이 있다. 동료 공무원들도 본적이 있다. 성적 괴롭힘에 대해 비서관에게 부서 이동을 요청하면서 언급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오랫동안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법률 지원을 제공해 온 이 분야 전문가다. 2018년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해 국내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촉발됐을 당시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