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1 (화)

이슈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성추행범 박원순”… 시청 정문에 적나라한 문구 나붙어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피해자 비서관의 진실 호소에 도움 되길” 의도 밝혀

세계일보

14일 오전 서울시청사 정문 앞에 설치된 안내 팻말 위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난하는 문구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난하는 적나라한 문구가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와 서울도서관 앞에 게시됐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새벽 시청 정문과 서울도서관 정문 앞 입간판에 청테이프를 이용해 ‘성추행범 박원순 더러워’ 등 박원순 시장을 비난하는 문구가 붙어있는 것을 청사 관리자가 발견했다. 청원경찰들이 오전 6시쯤 모두 떼어냈지만 아직 누가 붙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자신이 해당 게시물을 직접 붙였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의 글이 5시27분쯤 올라왔다. ‘박원순시장(葬)반대’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국내야구 갤러리에 서울시청사 정문 앞과 서울도서관 정문 앞에 붙은 게시물 사진과 청테이프의 사진을 올리며 “아마 오늘 날이 완전히 밝기 전에, ‘그 님’의 뜻을 따르는 추종자들이 제거 작업을 치겠고 내 노력은 어둠 속에 묻히겠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이 ○밥 같은 용기라도, 피해자 비서관님의 진실을 호소하는데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길 바랍니다”고 썼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누가 청테이프를 붙였는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며 “고소·고발 등 여부는 내부에서 논의를 해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새벽까지 전직 비서인 피해 여성 A씨의 진술조사가 있던 9일 오전 10시44분 서울 가회동 공관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고, 오후 5시17분 딸의 실종신고로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박 시장은 수색 7시간 만인 10일 오전 0시1분 서울 성북구 북악산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세계일보

장지 향하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 유골함. 연합뉴스


A씨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이 피해자에게 신체를 밀착하거나 무릎에 입을 맞추는가 하면, 집무실 안 내실이나 침실로 불러 ‘안아달라’고 하거나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음란 문자와 본인의 속옷 사진 등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시민단체 관계자가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이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 받고 싶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힘들다고 울부짖고 싶었다. 용서하고 싶었다”며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헤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고 했다.

A씨는 박 시장의 죽음 이후 자신이 겪었던 ‘위력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숨이 막힌다고 전하며 “저는 살아있는 사람이다. 저와 제 가족이 고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