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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김종인의 일침 "세금 때려봤자 집값은 잠깐만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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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세금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누더기가 된 부동산 세금정책을 비판했다. 논란이 된 전 국민 대상 기본소득을 두고는 "저소득층 등에 부분적 도입을 고민하자"고 말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14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니어재단 시사포럼에 참석해 "세금을 가지고 부동산 투기를 없애겠다는 걸 납득하지 못하겠다"며 "세금은 부과할 때는 멈칫하지만 투기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가 6·17 대책에 이어 7·10 대책에서 보유세와 양도세 등 세금을 급격히 끌어올렸지만 이는 일시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의미다.

집값 상승의 원인은 투기가 아니라 급증한 유동성과 저금리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팽창적으로 늘었던 통화량과 저금리가 중첩돼 돈을 가진 사람이 실물자산에 투자한 영향으로 집값이 올랐다"며 "세금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보유세 높이자' '거래세 높인다' '다가구주택은 어떻게 하자'며 이렇게 저렇게 고친 결과 부동산 세금제도가 누더기가 됐다"고 정부 대책을 비판했다.

부동산 급등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청년층이라며 아파트 분양제도와 청년 모기지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아파트 선분양제도를 고쳐 완공 이후에 팔도록 바꾸고, 청년 장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운용한다면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공급을 줄여 서민과 중산층까지 죽이는 정책"이라며 "토지거래허가제는 나치 독일 시절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도 "젊은이들은 취직하고 결혼해서 자기 집을 마련하는 행복권을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며 "성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젊은 층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논란이 되는 기본소득을 두고 김 위원장은 "낭만적인 사고에 사로잡혀 기본소득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사회 불안이 커지면 시장경제를 위협할 염려가 있으니 수요를 지속시키기 위해 일자리 위험에 대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시작으로 모든 국민에게 일정 소득을 나눠주는 기본소득에 관해 제안했다가 본인이 의도한 개념이 아니라며 한발 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전 국민을 상대로 최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기본소득을 나눠주면서 일을 계속할 인센티브를 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전 국민을 상대로 똑같은 기본소득을 주는 건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

그 대신 그는 "저소득층 등 특정 계층을 설정하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존 일자리가 많이 없어질 것이며 이로 인해 사회적 약자가 늘고 사회 불안이 커지는 때를 대비해 미리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동시에 "기본소득은 기존 복지제도의 보완 요소가 돼야 하지, 기존 복지제도를 포괄적으로 대체해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김대중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차흥봉 전 장관은 "기존 사회보장제도로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겼을 때나 필요한 제도이며, 20~50년 뒤에나 도입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에 참석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에 대해 "서울시장 후보도 다음 대통령 후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남은 기간에 관심 있는 분이 하나둘씩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김 위원장은 통합당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통합당 차기 대권 주자를 두고는 "코로나 사태 이후 더욱 심각해질 양극화 문제를 누가 해소할 수 있는가가 중요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대권 후보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정욱 전 의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거론된다는 질문에는 "그중 몇 분은 상상하건대 소위 그런 욕망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현직에서 물러나 실질적으로 (대권 출마) 의사를 표하기 전엔 말하기가 그렇다"며 "어떤 정치적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도 모르니 대통령 후보로 적합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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