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수 가능, 음용수로는 가급적 자제
13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암동의 한 빌라에 공급된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 인천=연합뉴스 |
인천 서구 일대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은 ‘깔다구류’의 일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환경부 등 관련 기관, 전문가와 대책 회의를 열어 이같이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립생물자원관 측은 “이번에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됐다”며 “국내에서 알려진 깔다구류가 유해하다고 확인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맨눈으로 유충이 확인된 만큼 발견 신고 지역인 서구 왕길동과 당하동, 원당동, 마전동 등 약 3만 6000세대에 대해서는 수돗물을 생활 용수로는 사용하되 직접 마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시는 당부했다.
이 지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서는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생수 등으로 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유충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시는 정수장을 지목했다. 수돗물을 정수하는 데 쓰이는 활성탄 여과지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시는 국립생물자원관에 의뢰해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견된 유충과 각 가정에서 발견된 유충의 DNA 일치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의뢰하는 한편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배수지 내시경 조사를 통해 유충의 발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다양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정수 공정을 고도처리에서 표준처리로 전환해 활성탄 여과지 사용을 중단하고 여과지 세척 주기를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긴급조치를 시행했다.
한편 인천시 서구 일대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는 지난 9일부터 관할 시상수도사업본부에 이날 오전까지 모두 23건 접수됐다.
이에 시상수도사업본부는 9일 2차례에 걸쳐 점검을 벌인 데 이어 이튿날 연희 배수지와 검단 배수지를 확인했으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5월30일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 부실 대응으로 피해를 키운 바 있다.
결국 수사 기관이 나서 상수도본부 직원들이 탁도계를 고의로 끈 사실을 확인했고, 이 사건은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4만1290건(92억8100만원)의 주민 피해보상 신청이 이어졌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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