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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이슈 세계 금리 흐름

'비욘드 기준금리' 공부하는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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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0.50%로 동결했으나 실효하한 근접

장기 국채금리 목표설정, 저물가 돌파 방안 등 고민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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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동결하긴 했지만,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 0.50%로 낮아져 금리를 내릴 수 있는 하한선인 실효하한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7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에서 동결한 후,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국내 경기부진이 더 심화돼서 통화정책도 추가적인 완화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금리 외에도 다른 정책수단, 예를 들면 대출이라든가 공개시장 운영, 여러 가지 다양한 정책수단을 적절히 활용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생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V자 반등'은 물건너 갔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는데, 통화정책적으로 '실탄'은 부족한 상황이라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한은 경제연구원과 해외사무소 등은 해외 학술정보 중 금리 외 중앙은행 정책과 효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장 기준금리가 아닌 다른 정책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은 없다"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언제 어떤 새로운 정책을 가지고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꾸준히 경향을 따라잡으며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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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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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장기 국채금리 목표치 설정?

최근 중앙은행들의 관심이 높은 통화정책으로, 장기 국채금리 목표치를 설정하고 그 위로 금리가 올라갈 때마다 채권을 충분히 매입해 금리를 낮추는 조치다. 이른바 '수익률곡선제어(YCC·Yield Curve Control) 정책'이라고도 불린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일본의 YCC효과 분석에 주목했다.


일본은행(BOJ)은 10년만기 국채금리를 0~0.1%로 설정하고 있다. 뉴욕 연은의 분석에 따르면 YCC 도입효과는 금융시장에서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 YCC를 실시한 후 코로나19 이전까지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았다는 점도 정책효과로 분석됐다. 다만 근원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0.5%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②저물가 돌파할 대안 고민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밑도는 저물가 기조를 돌파할 방안도 고민 중이다. 경제연구원은 최근 샌프란시스코 연은, 캐나다 중앙은행 등이 내놓은 물가안정목표제 대안 분석에 대해서도 관심있게 봤다. 특히 수요충격이 발생했을 때에는 평균물가목표제의 효과가 크고, 대략 2~6분기의 평균물가를 목표로 삼아 통화정책을 해야 한다는 점을 포인트로 꼽았다.


평균물가목표제는 불황 때 저물가 기조를 나타내는 것을 고려해 경제 성장기에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어서는 것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대신 일정 기간동안 물가 상승률의 평균을 달성하는 개념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와같은) 대안의 장점은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목표에 상당히 강하게 안착된다는 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물가 수준이 목표를 이탈했을 때 되돌리려면 급격한 정책변화가 필요하고 경기변동을 오히려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③재정정책 의존도 어느정도가 적절하나

이 고민은 한은이 아닌 전 세계 중앙은행과 국가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앙은행들의 대응책은 어느정도 소진한 만큼, 앞으로 위기대응책 중에는 통화정책보단 재정정책 비중이 훨씬 높아질 수 있어서다. 한은 워싱턴주재원은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가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온라인 행사에서 발언한 것을 정리해 보고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코로나19 영향에 경기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며, 향후 경제회복은 재정정책에 주로 의존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을 소개하며 Fed의 재정정책 의존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워싱턴주재원은 "브레이너드 이사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차기 Fed 의장으로 지명할 수 있는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며 "Fed의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외부 공식석상에서 자주 발언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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