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예고
국회 사이트 찬성 의견 몰려
법 개정 땐 손씨에 소급 가능
누리꾼들, 관련 해시태그 공유
법사위에 문자·팩스 공세도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모씨의 미국 인도를 다시 가능케 하는 입법안 통과를 위한 시민들의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법원이 손씨의 미국 인도 불허를 결정한 뒤 보름이 지났지만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다시한번_손씨를_미국으로’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지난 7일 발의한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의 입법예고 기간 마지막 날인 18일을 앞두고 국회 입법예고 사이트에 찬성의견 작성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개정안은 현행 고등법원 단심제로 운영되는 범죄인 인도 심사도 다른 재판처럼 불복절차를 두고 대법원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 시행일을 2019년 1월1일로 해 손씨 사건에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누리꾼들은 SNS에서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손씨를 미국으로 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사법부가 잘못됐다면 입법부가 고쳐달라” “입법부는 시민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달라” 등 글을 올렸다. 국회 입법예고 사이트에 찬성의견을 작성한 뒤 인증하는 사진을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입법예고 기간이 마감된 19일 오후 1시 기준 5600여명이 국회 입법예고 사이트에 찬성의견을 남겼다.
지난 9일 찬성의견을 남긴 이모씨는 “사법부 판결이 시민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며 “범죄인 인도 결정을 재항고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돼 손씨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 밖에도 “손씨처럼 가벼운 처벌을 받고 풀려나는 판례가 생기면 비슷한 범죄가 되풀이될 것” “단심제를 폐지해 판사 개인의 의견이 절대적이지 않도록, 재고하는 절차가 필요” 등 의견이 올라왔다.
국회를 압박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의 휴대전화 번호, e메일 주소, 팩스번호 등을 공유하며 ‘총공(총공격)’에 나섰다. 13일에는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한다. 보호해야 하는 자국민은 범죄자가 아닌 아이들” 등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팩스를 법사위 의원들에게 보내는 운동을 벌였다.
법무부도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범죄인 인도 심사절차가 단심제로 운영되는 것은 법치국가 원리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불복절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준비해왔다”며 “서울고법 결정에 불복할 절차를 도입해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손씨의 인도 불허 결정을 규탄하는 시위가 계속된다.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팀’ 등은 오는 25일 서울 서초동 법원 앞 시위와 행진을 계획 중이다. 8월 중 부산, 대구에서도 사법부 결정을 비판하는 시위가 예정됐다.
경찰은 지난 17일 손씨의 아버지를 고소·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며 손씨의 범죄수익은닉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손씨 아버지는 지난 5월 아들의 미국 인도를 막기 위해 자신의 동의 없이 가상통화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수익금을 거래·은닉했다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그를 고소·고발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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